- 트럼프에 평양회담 설명 때
- 김정은 ‘+α 제안’ 전할 수도
- 종전선언과 빅딜 성사 여부
- 유엔총회서 확인 가능할 듯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또다시 방미길에 오른다. 북한에 이어 다음 주 미국으로 이어지는 이 ‘담대한 여정’의 성패는 연내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직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정세의 분수령이 될 한미, 북미회담이 다음 주 잇따른다. 무대는 유엔총회 고위급회의가 열리는 뉴욕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은 24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조기에 비핵화를 마치고 경제건설에 매진하고 싶다’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와 함께 평양공동선언에 담지 않았던 ‘+α(플러스알파)’를 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평양 남북 정상회담 때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로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 카드를 꺼낸 만큼 종전선언 때 자국이 취할 비핵화 조치들을 문 대통령에게 얘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핵신고가 이뤄져야 종전선언이 가능하다는 태도를 보여온 미국이 김 위원장의 ‘영변 카드’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데 동의할지다. 미국은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예상되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의 회담에서 문 대통령을 통해 전해 들은 북한의 입장을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 성패는 오는 25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진행되는 유엔총회 ‘일반 토의’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일반 토의는 각국 정상을 비롯해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로 참석해 강조하고 싶은 메시지를 기조연설을 통해 내놓는 자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5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29일 각각 기조연설을 한다. 종전선언과 한반도 비핵화의 당사국인 북미가 각자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자리인 셈이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도 예정돼 있다.

한미, 북미 회담의 내용에 미국이 만족할 경우 종전선언과 초기 단계 비핵화 조치를 연결하는 문제를 둘러싼 본격적인 대화가 이뤄질 수 있다. 나아가 비핵화와 대북 안전보장을 맞바꾸는 큰 틀의 로드맵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또 북미 외교장관 간에 생산적 논의가 이뤄질 경우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자고 미국이 제안한 스티븐 비건 미 대북특별대표와 북측 카운터파트 간 실무회담도 조기에 성사될 수 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