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성장론’ 등 당의 새로운 비전 정립
- 당 철학·정책 가다듬으며 변화 진행 중
- 당협위원장 일괄 사표 후 인물 찾을 것

1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 아카데미 15기 2주 차 강연에서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정당 혁신과 새로운 정치’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9일 부산롯데호텔에서 국제 아카데미 제15기 2주 차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김 위원장은 이날 강연에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한국당의 인적 청산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전체 당협위원장의 사표를 받을 작정이다. 일괄 사표를 받은 이후 당무감사를 통해 새로운 철학과 비전에 맞는 인물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분이 인적 청산을 하라고 하더라. 인적 청산을 하지 않으면 개혁이 아니다고 하더라. 하지만 나는 사람을 못 자른다고 했다. 잘라봐야 효과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인적 청산보다 당의 새로운 비전과 가치 정립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영국의 노동당은 토니 블레어 총리 집권 전 18년간 보수당에 정권을 내주고 있었다. 노동당은 인적 청산이 아니라 토니 블레어가‘제3의 길’을 주창하면서 일어섰다. 워터게이트 사건 이후 미국 공화당도 사라질 것으로 전망됐지만 레이건 대통령의 공급자 중심의 경제정책 패키지로 부활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당은 철학과 노선의 변경으로 일어서고 오래간다. 한국당도 사람이 아니라 철학과 비전이 바뀌어야 한다. 인적 청산은 다음이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래서 한국당은 새로운 비전과 철학을 제시했다. 우선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 다시 한번 성장의 큰 물결을 한국당이 일으켜야 한다. 방법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낸 우리 국민이 대단한 국민이라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라며 최근 발표한 ‘국민성장론’을 재차 꺼내 들었다.

김 위원장은 “사람 자르는 것은 어렵지 않다. 내일 당장이라도 비대위를 소집해 특정 인사의 당원권을 정지하고 당에서 내보낼 수 있다. 문제는 후폭풍이다. 당원에게 물어봤다. ‘지금 친박(친박근혜)계 다 내보면 당이 되느냐. 친이(친이명박)계 다 내보내면 당이 되느냐’고. 모두 아니라고 한다. 철학의 문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인적 청산을 하지 않아 당의 지지율이나 체질에 변화가 없다는 질문에 “지금 한국당에 분명한 변화가 있다. 계파 논쟁이 잠잠해지니 싸움만 하던 분이 뒤로 물러나고 정책 이론가나 정치 철학을 가진 분이 앞줄로 나오고 있다. 당의 철학과 정책을 다듬는 역량 있는 사람이 앞으로 나오면서 당도 서서히 변하고 있다”고 답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