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선서 원외 정오규에 압승
- 강력한 리더십 이례적 강조
- 당원들 리스크보다 안정 선택
- 현역 물갈이론 수면 아래로

이변은 없었다.

3선의 김세연(부산 금정구) 국회의원과 원외인 정오규 서·동 당협위원장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자유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 경선에서 김 의원이 신임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됐다.

	5일 오후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부산시당 정기대회에서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된 김세연(왼쪽) 후보가 정오규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한국당 부산시당은 5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시당 정기대회를 열고 김 의원을 차기 시당위원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재적 대의원 1469명 중 870명이 투표에 참여한 가운데 김 의원이 628표(72%)를 얻어 승리했다. 정 위원장은 242표(28%) 득표에 그쳤다.

이번 경선은 현역과 원외의 대결 구도라는 점에서 주목됐다. 특히 한국당의 인적 청산 등 혁신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원외인 정 위원장이 승리하면 당의 혁신과 변화를 요구하는 당원들의 요구가 그만큼 높다는 방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지만 정 위원장은 현역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의 혁신을 요구하는 분위기는 크지만 정 위원장이 이를 폭발시킬 만한 촉매 역할을 하지 못한 게 아니냐. 여러 모로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정견 발표에서 평소 이미지와는 달리 ‘안철수 식’ 웅변 톤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특히 바른정당 탈당과 복당에 대한 당내의 불편한 시선을 의식한 듯 정면돌파를 택했다.

김 의원은 “죽어가는 보수를 살리려고 탈당을 했고 이후 자숙의 시간을 통해 복당을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또 탄핵 정국과 대선, 지방선거 참배에 대한 현역 책임론에 대해서도 인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의원은 수락 연설에서도 “시당위원장에 나선 이유는 무너진 보수를 재건하고 통합하겠다는 일념에서였다. 이번 시당위원장 선출로 보수 정당이 다시 일어나는 계기가 만들어질 것이다. 부산에서 재건을 시작하겠다. 차기 총선과 대선에서 다시 건전한 중도보수 정당으로서 국회 의석을 지키고 정권을 되찾아오는 원동력을 부산시당이 만들도록 열정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이 시당위원장으로 선출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 제기된 차기 총선 ‘현역 물갈이’론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경선 결과가 현역에 대한 신임으로 당심이 수렴됐다는 분석이다.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당원들이 당의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해 하지만 결국 리스크보다는 안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 체제로 흘러가면 차기 총선에서 현역 물갈이론이 탄력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시당대회는 재적 대의원 과반수 성원이 되지 않아 개회가 10분 정도 지연되는 일이 벌어졌다. 시당위원장 경선에 대한 당원의 관심도가 떨어지는 데다 평일에 행사를 개최하면서 대의원의 참석률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