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 지사의 구속 여부를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시작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한 쪽은 회복하기 어려운 치명상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16일 경남도청 출근 중인 김경수 도지사.연합뉴스

특검팀은 댓글 조작 혐의(업무방해 위반)를 받는 김 지사를 상대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에 김 지사는 16일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이 사건의 실체와 진실을 밝혀줄 것이라는 일말의 기대가 있었지만, 공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을 할 거라는 기대가 무리였던 것 같다”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법원에서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특검은 김 지사가 2016년 11월 8일 ‘드루킹’ 김동원 씨가 운영하는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본 뒤 사용을 승인했다고 의심한다. 당시 드루킹이 “고개를 끄덕여 킹크랩 사용을 허락해달라”고 하자 김 지사가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공모했다는 것이다. 다만 김 지사가 6.13 지방선거 지원을 대가로 김 씨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 자리를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는 구속영장에서 제외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르면 17일 열려 밤 늦게 구속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결과에 따라 양측의 희비는 극명하게 갈린다.

특검은 25일 1차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두고 있다. 영장이 발부되면 수사 기간 연장 신청 가능성이 커지지만 기각되면 별다른 소득 없이 수사를 마치게 된다.

정치특검이라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속영장 청구 직후 ‘정치특검’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한국당이 강력히 주장한 드루킹 특검이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정치특검의 씻을 수 없는 오명만 남겼다”며 “김 지사에 대한 영장 신청은 억지이자 쇼에 불과하다”고 규탄했다.

김 지사 역시 구속 시 도정 공백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신동근 경남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은 “특검이 잘한다, 못한다거나 법원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부분은 현장에 있는 공무원들이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며 “다만 결과에 따라 도정에 공백이 생기거나 흔들림이 있지는 않을지 우려하며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