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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분석] 진보정치 아이콘, ‘드루킹’에 스러지다

노회찬 투신 사망

드루킹 불법자금 수수 의혹 속 노모 아파트서 숨진 채 발견

정의당, 취재진에 유서 공개 “4000만원 받았지만 청탁없어…어리석은 선택, 책임져야 해”

문 대통령 “정치 폭 넓혀” 애도

  • 국제신문
  •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  |  입력 : 2018-07-23 21:5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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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진보 정치의 큰 별이 졌다. 정의당 노회찬(경남 창원성산·사진)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9시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졌다. 노 원내대표는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특검의 수사를 받는 ‘드루킹’(인터넷 댓글 조작 사건의 주범) 김모(49·구속기소) 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노 원내대표는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았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공모로부터 2000만 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제기됐다. 노 원내대표는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뒤 다른 정당 원내대표들과 함께 방미 길에 올랐다.

하지만 귀국 직후 노 원내대표는 심경에 큰 변화를 겪었던 것으로 보인다. ‘깨끗한 이미지’와 ‘사이다 발언’으로 대표되던 그는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제기만으로도 도덕적으로 엄청난 내상을 입었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 고조된 정의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이 역설적으로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았다는 추측도 나온다. 결국 그는 이날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아파트를 찾은 뒤 투신했다.

이날 정의당이 공개한 유서에는 “2016년 3월 두 차례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로부터 모두 4000만 원을 받았다. 어떤 청탁도 없었고 대가를 약속한 바도 없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노 원내대표는 유서에서 “참으로 어리석은 선택이었으며 부끄러운 판단이었다. 책임을 져야 한다. 법정형으로도 당의 징계로도 부족하다”고 적었다.

여야 정치권은 안타까움과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 원내대표를 애도하며 “한국의 진보 정치를 이끌면서 우리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한다. 아주 삭막한 우리 정치판에서 말의 품격을 높이는 면에서도 많은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6·13지방선거 이후 활기를 띠기 시작한 진보 정치는 다시 위기를 맞았다. 노 원내대표는 평생을 노동운동에 투신했다가 갖은 우여곡절을 겪으며 현재의 정의당을 국민들에게 각인시킨 주인공이었다. “나는 여기서 멈추지만 당은 당당히 앞으로 나아가길 바란다.” 진보정치에 대한 그의 마지막 당부였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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