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검경수사권 조정안 등 처리 시급
- 민주 압박에 한국당 “내주 시작”

보수 야권이 6·13지방선거 참패의 후폭풍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회 공전 상황도 장기화하고 있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당 재건에 몰두한 까닭에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기약 없이 뒷전으로 밀렸다. 6월 임시국회 가동의 선결 과제인 원 구성 협상이 첫발조차 떼지 못하면서 여야는 쌓여가는 숙제를 손 놓고 바라보고 있다.

지난 21일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에 전달됐고, 경찰청장 내정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도 국회로 넘어왔다. 부동산 보유세 개편 방안 역시 오는 28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돼 정부에 제출된 뒤 국회로 넘어올 예정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안은 사개특위를 연장해 처리할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다룰지 결정 나지 않은 상태다. 경찰청장 내정자의 인사청문회도 다음 달 9일까지 열어야 하는데 인사청문을 담당할 행정안전위원회가 꾸려지지 않아 청문회를 아예 못 여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민주당은 다음 주부터는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한국당을 압박했다.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사개특위에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안을 전달한 만큼 국회는 입법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을 겨냥해 “국회의 논의를 가로막는 원점 재검토 얘기가 나오지만 이러한 처사는 국민의 뜻에 배치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의 입법 중단 상태를 무한정 방치할 수는 없다. 이달 말까지는 적어도 원 구성을 마쳐야 제헌절 70주년을 (의장이 있는 상태에서) 정상적으로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도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민주당과 정의와 평화 의원모임, 무소속을 다 합치면 (과반인) 157석이 된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원 구성 협상에 협조하지 않으면) ‘157석 개혁 벨트’를 구성해서 원 구성을 하루빨리 마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다음 주부터 후반기 국회 원 구성 협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새 원내 지도부가 뽑히면 원 구성 협상에 바로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