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2003년 이후 15년 만에 실시한 대통령 비서실, 대통령 경호처, 국가안보실에 대한 기관운영 감사에서 청와대 구내매점과 카페가 특별한 사유 없이 장기간 특정인에게 수의계약을 한 점을 지적했다.
21일 감사원에 따르면 대통령 비서실은 청사 내 매점을 2003년 5월부터 14년간, 카페는 2009년 2월부터 9년 넘게 같은 사람과 수의계약을 했다.
감사원은 “특정인이 장기간 사용허가를 받는 등 특혜 시비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한경쟁 등 경쟁입찰을 통해 사용허가 대상자를 선정하라”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사용료 산정도 불합리해 2017년 기준으로 매점과 카페의 매출액은 15배가량 격차가 있는데도 연간 사용료는 80만 원가량에 불과하다며 이 역시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경호처가 2016년 12월 보안 프로그램을 해제하지 않은 채 청와대 주변 경비용 드론 4대를 835만 원에 구매했다가 납품업체에 보안 프로그램 해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해당 업체가 폐업하는 바람에 결국 구매한 드론을 회수하지도 못했던 사실을 적발했다. 청와대 주변을 비행하려면 드론에 내장된 비행 제한 프로그램을 풀어야 한다. 이와 관련, 감사원은 주영훈 경호처장에게 주의 조치를 했다.
감사원은 또 대통령 비서실이 미술품 606점을 부실하게 관리했다고 지적했다. A등급과 B등급 미술품은 관계 규정에 따라 5년마다 실물감정을 통해 작품 가액을 반영해야 하는데 A등급과 B등급 312점 가운데 43점의 작품 가액이 실물감정 없이 0원으로 관리됐다.
감사원은 지난 3월 이들 3개 기관의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기관운영 부문을 감사한 결과 총 8건의 위법·부당사항, 제도개선 사항을 확인해 5건은 주의 조치, 3건은 기관통보를 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