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체 폭 대규모- 소규모 갈려

- 인적쇄신 불가피한 한국당
- ‘내 탓’ 목소리 아직 일부 그쳐
- ‘홍준표 사람들’ 단죄 요구도

6·13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부산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물갈이 태풍’이 불어닥칠 조짐이다. 오는 2020년 21대 총선의 ‘진검 승부’를 위한 인적 쇄신 바람이 부산에 상륙하면 진영마다 치열한 ‘조직책 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8 경향포럼 Beyond $30000 더 나은 미래, 불평등을 넘어’ 행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가운데) 당 대표 권한대행과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국회사진기자단

■ 물갈이 규모에 ‘촉각’

민주당은 오는 8월 25일 전당대회 이전 시·도당 위원장 및 지역위원장 교체를 단행한다. 특히 부산의 경우 지역위원장 교체 대상과 그 범위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산 민주당 바람의 위력이 확인됐고, 지역위원장에 선정되면 총선 공천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18개 선거구 중 현역 의원이 6명에 불과해 선점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 자리도 많다.

당내에서는 동래 사상 해운대갑 남갑 서·동 부산진을 사하을 등 7곳의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우룡 동래위원장과 김대근 사상위원장 권한대행은 각각 구청장에 당선됐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해운대갑),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남갑), 이재강 주택도시보증공사 감사(서·동)도 지역위원장직에 전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부산진을 지역위원장 선정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부산진구청장 선거 당내 경선을 위해 위원장직을 사퇴했던 조영진 전 위원장이 건재한 가운데 정근 그린닥터스 이사장의 도전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해 말 한국당을 탈당했던 정 이사장은 이번 지방선거 때 민주당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 선대위에 합류했다. 부산 사하을도 교체가 필요한 곳으로 꼽힌다.

교체 폭을 놓고는 추미애 대표 측과 차기 전당대회 주자군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 대표 측은 대규모 교체를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당권 후보들은 전당대회 이전에는 소규모 정비를 하고, 전면 개편은 새 지도부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전면 물갈이론 고조

부산 한국당에는 쓰나미급 물갈이가 불가피하다. 의원들 사이에서도 자발적 인적 쇄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무성 윤상직 의원이 21대 총선 불출마 선언 또는 시사를 한 데 이어 김정훈 의원도 인적 쇄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개혁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참신하고 새로운 사람으로 구성원을 바꾸지 않으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인적 쇄신은 자발적이면 가장 좋고, 아니면 비대위에서 기준과 방법을 만들어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도 적절한 시기에 책임 있는 정치적 입장을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부산 의원들 사이에서 ‘내 탓’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이 정도로 부족하다는 시각도 많다. 부산 한국당 인사는 “부산에 3선, 4선 국회의원을 지내는 사람들 천지가 아니냐. 그 사람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준표 당 대표 시절 당협위원장에 새로 임명된 이른바 ‘홍준표 사람들’에 대한 쇄신 요구도 커지고 있다. 홍 대표는 사당화라는 비판 속에 부산에서 6곳의 당협위원장을 교체했다. 한 당협위원장은 “아직 원외 위원장들끼리 어떤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이냐에 대해 논의해보지 않았다. 사퇴하는 게 책임지는 것이라면 사퇴할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