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총선역할론 등 향후 행보 촉각

부산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이호철(사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행보에 시선이 쏠린다. 이 전 수석은 이번 선거 때 부산 선거 전반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거취를 둘러싼 각종 설이 나오는 가운데 현실 정치판으로 들어올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 측 핵심 인사는 18일 “이 전 수석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낸 사람이다. 부산시에서 역할은 하지 않을 것이다. 주변에서는 무조건 청와대에 입성해 문재인 대통령을 도와야 한다고 권유했다”고 전했다. 이 전 수석은 선거 다음 날인 지난 14일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수석이 다시 ‘잠행’에 들어갔지만 어떤 형태로든 재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문재인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각인된 그는 이번 부산 선거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며 ‘이호철 역할론’에 불을 지폈다. 이 때문에 ‘청와대 차출설’이 제기된다. 부산 선거에서 광폭 행보를 하며 비선 이미지를 희석시킨 것도 청와대 입성의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 전 수석은 ‘오거돈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선거를 이끌었다. 특히 이 전 수석은 오거돈 당선인의 ‘킹메이커’를 자처했다. 이 전 수석은 지난해 5·9대선 이후 여권의 차기 부산시장 주자로 부상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당 내에서 차기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됐던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입지를 약화시키는 계기가 됐다. 이 전 수석이 당 밖에 있던 오거돈 당선인이 재등판할 길을 열어준 셈이다.또 이 전 수석은 민주당의 부산 선거 승리 전략인 ‘원팀’ 전략도 주도했다. ‘부산정권 교체’라는 가치를 위해 힘을 합친다는 논리를 내세워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는 역할도 했다. 이 전 수석이 고안한 원팀 전략은 경남과 울산 등지로 확산돼 부산 울산 경남 선거의 주요한 전략으로 자리매김했다.

이 전 수석이 21대 총선에 본인이 직접 나서거나, 또다시 총선 승리를 위한 사령탑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수석은 이번 선거기간 각 지역의 후보 캠프를 순회하며 선거 전략 마련에 직간접적인 역할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