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거돈 “민심의 회초리 무섭다”
- 부산시당, 당선인 집체교육도

더불어민주당이 6·13지방선거에서 사상 초유의 압승을 거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국민의 절대적인 지지에 성과로 보답해야 하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이번 선거에서 부산시장과 16개 구·군 단체장 가운데 13개 지역, 부산시의회 47명(비례대표 5명) 중 41명을 배출하며 부산의 정치권력을 완전히 틀어쥐었다.

지방행정과 입법기관을 사실상 석권하면서 ‘민주당표’ 시정과 구정에 브레이크를 걸 견제 세력이 없는 만큼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환경 속에서도 시민의 기대치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행정이 펼쳐질 경우 이번에 받은 지지율보다 더 큰 부메랑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크다.

오거돈 부산시장 당선인은 지난 15일 부산시장직 인수위원회 발표 회견 전 기자간담회를 연 자리에서 “민심의 바다는 배를 띄울 수도 있지만 금방 뒤집어서 가라앉힐 수도 있다”며 민주당의 겸손하고 성실한 행정 태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부산시장직 인수위원장인 박재호(부산 남구을) 국회의원 역시 “국민이 너무 큰 지지를 보내주셔서 자칫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냈을 때 돌아올 민심의 회초리를 생각하면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부산 13개 기초단체장 당선인 중 재선에 들어가는 노기태 강서구청장을 제외하고는 12명이 초선인 데다 일부는 정치신인이라는 점에서 적잖은 시행착오와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부산시의회 역시 민주당 당선인 41명 가운데 38명이 초선이어서 당분간 매끄러운 운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 당선인을 대상으로 지방 행정과 관련한 집체교육을 할 계획이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17일 “민주당이 중앙과 지방권력을 모두 장악한 데다 마땅한 견제 세력마저 없는 상황이다. 국민의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면 변명할 수도 없다. 지지를 보낸 국민은 물론 보수 지지층도 민주당이 이끄는 지방행정에 주목하고 있다” 고 말했다.


◇부산 민주당 당선인 분포

● 부산시장: 오거돈 당선인

● 16개 구·군 단체장: 13명

● 시의회 47명 중 41명 민주당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