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년 전보다 당선 1명 늘어
- 전국 8명 중 3명 부산서 배출
- 광역·기초의원도 75명 달해
- 소통·공감 패러다임 변화 주도

6·13지방선거를 통해 부산 정치에 ‘여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부산에서는 3명의 여성 기초단체장과 10명의 여성 광역의원, 65명의 여성 기초의원이 탄생했다. 현재 여성 기초단체장이 2명, 광역의원은 6명, 기초의원이 51명인 점과 대조된다. 시민은 이들이 ‘소통과 공감’이라는 리더십으로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을 만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미영(왼쪽부터) 부산 금정구청장,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정명희 북구청장 당선인이 15일 부산시청 앞에서 자리를 함께하면서 ‘엄지 척’을 해 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기초단체장 선거에는 전국에서 35명의 여성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는데, 이 중 8명이 당선됐다.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에서 4명, 자유한국당에서 2명이 기초단체장에 도전했고, 이 가운데 민주당 정명희(52·북구) 정미영(51·금정구) 서은숙(51·부산진구) 후보 3명이 승리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광역의원 공천 과정에서도 여성 정치인의 시의회 진입을 위해 배려했다. 광역의원 지역구 후보 42명 중 8명을 여성으로 공천했고 이 중 7명이 당선됐다. 비례대표 2명을 합치면 9명의 여성 시의원이 배출됐다.

부산시의원 출신인 정명희 북구청장 당선인은 15일 “사회가 다원화되면서 갈등 양상 역시 다양하게 표출된다. 과거에는 권위적인 행정이 효과적으로 여겨졌겠지만, 지금은 공감과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여성 구청장으로서 이런 부분을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 당선인은 여성·아동의 안심 귀가거리 조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재선 구의원 출신인 서은숙 부산진구청장 당선인도 “당선 인사를 다니면서 여성의 리더십에 대해 주민의 기대치가 크다는 것을 느꼈다. 부산진구에는 여성 구청장이 처음이어서 기대치가 더 큰 것 같다. 주민들은 민원을 해결해 주는 것 못지않게 자신의 목소리를 잘 듣고 아픔에도 공감해주길 바란다. 이는 여성 구청장이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3선 구의원 출신인 정미영 금정구청장 당선인은 지역 구석구석을 잘 안다며 주민과 밀착한 행정을 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정 당선인은 “구청장은 생활정치를 하는 자리다. 선거 때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관리팀 신설, 걸어서 10분 이내 작은도서관 확충 등 생활밀착형 공약을 제시했다. 앞으로 주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최연소 부산시의원이 되는 이현(여·31·부산진구4) 당선인의 포부도 남달랐다. 그는 “지금까지 시의회에 여성과 청년이 많이 부족했다. 의회에 들어가면 여성과 청년,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해 변화의 새바람을 불어넣겠다”고 전했다.

부경대 차재권(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각 정당이 공천 과정에서 여성 30% 할당제를 지키려고 노력한 효과가 나타난 것 같다. 여성 정치인은 남성 정치인보다 꼼꼼한 경향이 있다. 시의회는 여성 시의원이 대거 가세해 치밀한 정책 검증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윤정길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