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야별 회담 가속 추진 합의
- 적십자 ·체육회담 동력 얻어
- 6·15 공동행사 등 후속조치
- 북미 정상회담 후 이행될 듯

지난 26일 오후 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4·27 남북 정상회담 이후 주춤했던 남북 대화가 다시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차 정상회담에서 ‘판문점선언’ 이행 의지를 다지며 고위급회담 개최 일정에도 합의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가진 제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 위원장과의 2차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같은 날 “북남 수뇌분들께서는 북남 고위급회담을 오는 6월 1일에 개최하며 연이어 군사당국자 회담, 적십자회담을 비롯한 부문별 회담들도 가속적으로 추진하는 데 대한 문제들을 합의하시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정은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은 온 겨레의 한결같은 열망이 담긴 판문점선언이 하루빨리 이행되도록 쌍방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시었다”고 전했다.

앞서 남북은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큰 틀의 방향을 논의할 고위급회담을 지난 16일 개최하기로 합의했지만, 북한은 같은 날 새벽 한미 공중연합훈련 등을 문제 삼아 일방적으로 무기한 연기를 통보했다. 하루 뒤인 지난 17일에는 북측 고위급회담 단장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남측과 마주 앉는 일이 쉽게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하겠다고 전격적으로 발표하면서 남북 간 대화에 짙은 먹구름이 끼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이뤄지면서 판문점선언 이행과 이를 위한 향후 남북대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음 달 1일 고위급회담이 열리면 판문점선언 이행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 분야별 후속 회담 일정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8·15 이산가족 상봉 및 오는 8월 아시안게임 공동 참가를 논의할 적십자회담 및 체육회담 일정을 잡아야 한다. 지난달 열기로 했던 장성급 군사회담 일정도 확정해야 한다. 이 밖에 3주도 채 남지 않은 6·15 남북공동행사를 어떻게 치를지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경의선·동해선 철로 연결, 아시아게임 단일팀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고위급회담에서 관련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뤄져도 후속 회담 개최 등 본격적인 이행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수도 있다. 다음 달 12일 예정대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끌어내고 다시 남북관계의 본격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게 정부의 선순환 구상이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잠시 혼란이 있었지만 남북 정상이 회담을 통해 판문점선언의 합의들을 예정대로 이행하도록 분위기를 잡았다고 볼 수 있다. 일단 모든 역량은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에 집중되는 만큼 남북관계 개선도 이를 고려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