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적으로 취소하면서 6·13지방선거 판세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 캠프는 서로 상반된 해석을 내놓았다.

‘한반도 평화 프리미엄’으로 수세에 몰렸던 서 후보 측은 보수 결집과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서 후보 측 박상헌 공보단장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남북·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문 정부의 남북 퍼포먼스가 소멸됐다. 현란한 불꽃놀이가 끝나고 나면 남은 것은 경제와 민생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후보들은 철저하게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지방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충분히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비판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고 분석했다. 박 공보단장은 또 “투표 전날인 6월 12일에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지방선거가 완전히 매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이제는 상황이 변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퍼포먼스에 실망한 보수층이 결집할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오 후보 측 전재수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 회담 결렬을 계기로 국민이 민주당으로 더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했다. 전 선대위원장은 “국민 모두 ‘세기의 담판’이 우여곡절 없이 매끄럽게 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의 성격으로 볼 때 결국 예상했던 게 터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를 품었던 많은 국민이 오히려 문재인 대통령이 제대로 북미 간 조정자 역할을 하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남북 정상회담의 감동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으므로 오히려 문 대통령과 민주당 후보들에게 지지를 보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 선대위원장은 최근 민주당 후보들이 누린 한반도 평화 프리미엄이 소멸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프리미엄 자체가 과거에 선거용으로 기획된 북풍 공작이 아니라 국민 모두 원하는 평화 프레임이라는 점에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전쟁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도 남북관계가 위기에 처할수록 지지층이 결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정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