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천후유증·다자대결로 ‘혼전’
- 두 의원 중 패배자는 치명상

부산 해운대구, 기장군, 수영구와 함께 동부산권으로 분류되는 부산 남구의 구 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남구을), 자유한국당 김정훈(남구갑) 국회의원 간 자존심 대결로도 관심을 끈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박재호 의원이 당선되면서 한국당 입장에서 보면 ‘운동장’이 예전과 같지 않은 데다, 이 선거구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모두 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는 까닭에 선거 판세를 가늠하기 어렵다. 두 국회의원 가운데 한쪽이 지면 공천 책임론 등 치명상을 입게 돼 정치적 운명도 이번 남구청장 선거에 달려있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여기에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중당이 이곳을 전략지역으로 정하고 양당 구도 타파를 위해 나서고 있다. 무소속 후보도 가세해 혼전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민주당 박 의원은 자신의 최측근인 박재범 남구의원에게 구청장 공천장을 준 데 이어 박 후보와 선거구 내 거의 모든 행사에 동행하며 직접 선거 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한국당 박재본 후보는 김정훈 의원의 측근이 아니지만, 남구갑 출신인 김 의원은 박 후보가 남구을에서 시의원을 지낸 점을 고려해 남구갑에 있는 자신의 국회의원 사무실을 박 후보의 선거사무소로 활용하도록 내줬다.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국정지지도 등으로 남구의 분위기가 한국당에만 치우쳐 있지 않은 데다, 한국당 후보 공천 과정에서 일부 후보가 결과에 불복하며 고소·고발을 진행하는 등 당내 조직도 분열돼 있다.

게다가 19·20대 총선 출마 경험이 있는 바른미래당 유정기 후보가 제 3 후보론을 내세우며 뛰고 있고 정의당 부산시당은 이 지역에 현정길 시당 대변인을 공천해 전략지역으로 삼았다. 민중당도 배지영 남·수영구 위원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에 반대하며 경성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인 무소속 김병원 후보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2위로 득표한 것을 앞세워 뛰고 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