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 시장 지지율 10%이상 손해봐”

- 황교안 등 영입 선대위 구성 주장
- 지역 국회의원에 정풍운동 요구도

부산 울산 경남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한층 잦아졌다. 6·13지방선거를 30여 일 앞두고 패배의 위기감이 커지는 것과 현 상황이 녹록지 않게 된 근본 원인이 홍 대표에게 있다는 것이다. 당 대표의 막말과 독단 이미지에다 반평화 세력으로 비쳐 한국당 전체가 어려움에 빠졌다는 진단이다. 부울경 한국당 인사들은 홍 대표의 ‘2선 후퇴’가 보수 결집의 촉매가 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가운데) 대표와 당 인사들이 8일 열린 ‘6·13 지방선거 자유한국당 인천 필승결의대회’에서 ‘드루킹 특검’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지역 한국당의 한 인사는 최근 발표된 부산시장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거론하며 “홍 대표로 말미암아 서병수 부산시장이 지지율 10% 이상을 손해보고 있다. 홍 대표의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지역 후보들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는 선거에서 손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한국당 인사도 “남북 정상회담 등 최근 남북관계의 개선 기조가 부산 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홍 대표의 ‘위장평화 쇼’라는 말 한 마디에 후보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홍 대표가 역할을 하지 않는 게 선거에서 이기는 길”이라고 성토했다.

부산의 한 당협위원장은 “선대위를 홍 대표 중심의 당내 인사들로 꾸렸는데, 이들이 잘했다면 지금 당이 이 지경이 됐겠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 등을 포함해 명망 있는 인사로 완전히 새로운 선대위를 구성해야 한다. 홍 대표와 수석대변인 등 당을 어렵게 만든 사람들은 선거기간이라도 2선으로 물러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대표의 독단을 관망했던 부울경 보수 세력이 들끓는 것은 ‘부울경 완패’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의 부울경 지지율은 20% 초반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지역 국회의원들에 대한 불만도 들끓었다. 당이 이 지경까지 왔으면 ‘정풍 운동(쇄신 움직임)’이 일어나야 정상인데도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캠프의 한 인사는 “지금 초재선 의원들은 패기도 없고 의지도 없다. 지역 중진들도 지방선거 이후 역할에만 욕심이 있는 모양인데, 당이 망하면 그런 기회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 지역 국회의원은 “홍 대표를 지역에 안 부르면 되는 게 아니냐. 선거를 앞두고 홍준표 체제를 흔들 수는 없고, 선거에서 역할을 못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