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루킹, 오사카총영사 추천
- 靑 전달후 어렵다고 연락받아
- 출판사 사무실은 요청받아 방문
- 그가 협박하자 청와대에 알려”

‘댓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문제의 당사자 김모 씨(필명 ‘드루킹’)와 대선 과정에서 수차례 접촉했고, ‘드루킹’이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긴급 기자회견 이후 이틀 만에 재차 반박에 나섰지만 연루 의혹을 명확히 해소하지 못해 파문이 계속될 전망이다.

■ 대선 경선 전 처음 만나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의원이 16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김 의원은 기자회견 직후 질의응답에서 “2016년 총선 이후 드루킹 등 몇 사람이 찾아와 문재인 대통령을 대선 때 돕고 싶다면서 내게 강연을 요청했다. 강연이 어렵다고 했더니 경기도 파주에 있는 사무실에 와달라고 요청했다. 그해 가을 사무실을 찾았다. 그게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드루킹 등이) 경제민주화 추진 모임이라고 했고, 경제민주화에 관한 자신들의 생각을 정책공약으로 만들어놓았는데 대선 이후 실현되도록 해달라고 해서 당연히 ‘그렇게 하겠다’는 식으로 가볍게 인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후에도 경선 시작 전에 열심히 할 테니 격려해달라고 해서 사무실에 한 번 정도 더 갔다”고 떠올렸다.

또 김 의원은 “대선 이후 (드루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초청강연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안 전 지사 쪽에 소개했다”고 말했다.

■ 인사 추천 청와대에 전달

김 의원은 드루킹과의 연루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그가 추천한 인사를 청와대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선을 치르고 난 뒤 드루킹이 찾아와서 인사를 추천하고 싶다고 하더라. 이에 ‘문재인 정부는 열린 인사 추천 시스템이니 좋은 분을 추천하면 전달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 보도가 나오는 오사카 총영사 한 분을 추천하더라. 경력을 보니 대형 로펌에 있고 유명 대학 졸업자이기도 해 이런 전문가라면 전달할 수 있겠다 싶어 청와대 인사수석실로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당시 김 의원이 추천한 인사를 직접 만났으나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 협박에도 수사의뢰 안 해

김 의원은 “그때부터 요구를 안 들어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식으로 반협박성의 불만을 표시했다. 회원이 많은데 문재인 정부에 등을 돌리면 어떤지 보여줄 수 있다고 위협적인 발언을 했다. 그런 와중에 민정수석실 인사 얘기도 나왔는데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 후 거리를 뒀고 이건 안 되겠다 싶어 청와대 민정비서관에게 이런 상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경찰 등에 수사의뢰를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신빙성 있는 협박이 아니라 황당한 얘기여서 수사의뢰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드루킹의 협박에도 텔레그램 내용을 보관하지 않은 데 대해서는 “선거 당시 드루킹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메신저를 보내면 다 들어온다. 일일이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휴대전화 메시지도 그대로 두고는 정상적인 의정활동이 어렵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경남도지사 선거 출마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으로 문제 될 게 없다”며 예정대로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17일 예정됐던 출마 선언을 오는 19일 할 예정이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