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가진 게 이것 밖에 없어서요...”

지난 4일 서울 성동구 경동초등학교에서 열린 온종일 돌봄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뜻밖의, 작고 귀여운 선물을 받았다. 문 대통령이 방문한 돌봄 교실에서 함께 있던 여학생이 호주머니에서 꺼내 문 대통령의 손에 쥐어준 것은 백원 짜리 동전 하나. 그 학생으로서는 그날 가진 ‘전부’를 문 대통령에게 선물로 건넨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식목일인 5일 오전 청와대 경내에서 기념식수를 하는 자리에서 “어제 선물을 받았다”며 임종석 비서실장 등 주위 참모들에게 자랑을 하며 이 얘기의 운을 뗐다고 한다. 참모들이 어떤 선물인지 궁금해하니 문 대통령이 백원 동전을 받은 사연을 들려준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돈 백원 선물’ 사연을 전하며 “그 어린이에게 백원은 그날 하루 쓸 수 있는 용돈의 전부였을 수도 있는데 그것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을 줬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며 “그런 점에서 청와대 내에서 이 얘기가 회자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문 대통령이 방문한 경동초등학교에서는 대통령을 보기 위해 수 많은 초등학생들이 몰려들어 일순간 혼잡을 빚었는데, 문 대통령이 “두 줄로 나눠 서면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말하면서 현장도 진정이 됐다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사정 상 문 대통령과 함께 사진을 찍지 못한 학생들은 울음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전해진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청와대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이 너무 많이 몰려들어서 다치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했다”고 전했다.

외부 현장을 방문할 때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학생들로부터 아이돌 스타못지 않은 환영을 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지난 3일 제주에서 열린 4·3 추도식 현장에서도 행사 성격 상 엄숙한 분위기일 수밖에 없는 추도식장에서도 문 대통령을 향한 환호가 끊이지 않았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서울 경동초등학교 돌봄교실에서 초등학생들과 대화 중인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