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이효리 추모 시 낭독 눈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나는 오늘 4·3의 완전한 해결을 향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을 약속한다. 국가권력이 가한 폭력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희생된 분들의 억울함을 풀고 명예를 회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희생자 추념일 추념사에서 “4·3의 진실은 어떤 세력도 부정할 수 없는 분명한 역사의 사실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4·3추념식에 현직 대통령이 참석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석 이후 12년 만이다. 4·3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추념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승리가 진실로 가는 길을 열었다. 2000년 김대중 정부는 4·3진상규명특별법을 제정하고 4·3위원회를 만들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4·3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위령제에 참석해 희생자와 유족, 제주도민께 사과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가폭력으로 말미암은 가해진 고통과 노력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사과한 뒤 유해 발굴 사업 완료, 유족과 생존·희생자의 상처와 아픔 치유를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 배·보상과 국가트라우마센터 건립 등을 약속했다. 이어 4·3에 대한 왜곡된 시각이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이제 아픈 역사를 직시할 수 있어야 한다. 낡은 이념의 틀에 생각을 가두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추념식에서는 350여 명이 희생된 북촌 사건을 소재로 소설 ‘순이삼촌’을 써 4·3을 전국에 알린 현기영 소설가가 추모 글을 낭독했다. 또 제주로 이주한 가수 이효리가 작곡가 김형석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추모 시를 낭독했고, 가수 이은미는 ‘찔레꽃’을 부르며 유족들을 위로했다.

문 대통령은 추념식에 앞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행방불명인 표석과 위패봉안실을 방문해 4·3 피해자들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헌화하고 영령을 추념했다. 정부는 2014년 4·3이 발발한 4월 3일을 국가기념일인 ‘제주 4·3희생자추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의례로 추념식을 봉행하고 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