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AE 비밀군사협정 논란 끝내

지난 22일부터 5박 7일간 베트남·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베트남에서는 ‘신남방정책’의 첫발을 떼고 UAE에서는 ‘100년 지기’ 특수관계를 맺으며 중동시장 진출의 ‘길목’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세안 10개국 중 한국의 교역·투자·인적교류·개발 협력 분야 1위 국가인 베트남 방문에서 문 대통령은 아세안과의 전면적인 협력을 꾀하는 신남방정책을 실행 단계로 옮겼다. 2009년 이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한국과 베트남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교류와 협력을 확대·심화한다는 데 공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를 공식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오전(현지시간) 아부다비에 주둔하고 있는 아크 부대를 방문해 부대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

양국 정상 연례 회담은 물론 양국 외교수장 간 회동도 연례화하기로 했다. 국방부 차원의 ‘공동비전 선언’도 추진하기로 해 외교·안보 분야에서 긴밀한 소통 채널이 구축됐다. 또 양국의 연간 교역 규모를 오는 2020년까지 1000억 달러로 늘리기로 했는데, 이는 정부가 2020년까지 목표로 잡은 대 아세안 교역 규모 2000억 달러의 절반 수준이다. 국영기업 민영화와 상업은행 구조조정에도 한국 기업이 참여할 길이 확대됐다.

두 번째 순방국인 UAE에서는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서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특별 전략동반자 관계를 맺은 국가는 인도와 인도네시아에 불과하다.

문 대통령은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의 정상회담에서 “지난번에 잡음이 있었으나 두 나라 사이가 조금도 훼손되지 않았다”고 평가하고, 국방 협력이 양국 관계의 핵심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외교·안보 대화 채널로서 2+2(외교·국방) 차관급 협의체를 신설해 안보 현안을 논의하기 위한 제도적 논의의 틀도 갖췄다. 이로써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체결된 비밀 군사 양해각서(MOU) 논란이 일단락되고 양국 관계가 복원됐다는 평가다.

양국 간 실질적인 협력의 외연도 넓어져 UAE는 석유·가스 분야에서 250억 달러(26조 원가량) 규모의 신규 협력 사업을 추진할 것을 한국에 제안했다. 이와 관련해 SK는 UAE 후자이라 지역 석유 저장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삼성이 정유시설 개발사업에 35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