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식때 펜스·김여정처럼
- 이번에도 악수 등 일체 없어

- 앞줄 문 대통령 부부 옆 이방카
- 뒷줄 김영철과 거리 약간 떨어져
- 코리아팀 공동입장땐 기립박수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장에서도 남과 북, 미국 중국의 고위급 인사가 나란히 참석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북미 간 인사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이자 미국 대표단 단장인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의 자리는 개회식 당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거리보다는 조금 더 멀어졌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앞줄 왼쪽 세 번째) 백악관 보좌관, 북한 김영철(뒷줄 오른쪽)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중국 류옌둥(앞줄 오른쪽) 국무원 부총리 등 참석 귀빈들과 함께 선수단을 맞이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VIP 박스에 동반 입장한 어린이로부터 강원도 산과 들, 경기장 등 올림픽의 추억과 염원을 담은 상징물인 ‘스노볼’을 받아 이를 관객이 볼 수 있게 들어 올린 뒤 착석했다.

이른바 VIP 박스로 불리는 귀빈석 앞줄에는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 이방카 보좌관이 나란히 앉았다. 즉, 이방카 보좌관의 자리는 문 대통령으로부터 왼쪽으로 두 번째였다. 김 부위원장은 이방카 보좌관의 바로 뒤(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에서 왼쪽으로 두 번째 자리에 앉았다. 류옌둥 중국 국무원 부총리, 칼 구스타브 스웨덴 국왕 내외도 VIP 박스에 자리 잡았다.

문 대통령은 VIP석에 입장하면서 이방카 보좌관과 악수를 한 뒤 김 부위원장과도 악수했다. 문 대통령은 폐회식에 앞서 김 부위원장과 1시간가량 평창에서 회동하고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김 부위원장은 코리아팀이 공동 입장하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과 귓속말을 나눈 뒤 함께 일어서서 손뼉을 쳤으며, 이때 문 대통령 내외도 일어나 손뼉을 치며 손을 흔들었다.

이방카 보좌관이 폐회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을 때만 해도 펜스 부통령과는 달리 이방카 보좌관이 김 부위원장을 향해 간단한 인사를 나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이번에도 양측은 서로 인사를 나누지 않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9일 개회식에서도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의 정상이 귀빈석에 나란히 앉아 자국 선수들의 입장을 격려했는데, 당시에는 문 대통령 내외 바로 뒤에 북한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자리가 배정된 바 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 내외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김정숙 여사 옆자리에 나란히 앉았다. 당시 펜스 부통령은 북측 인사와 일절 인사를 나누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지면서 이번에도 개회식과 같은 불편한 상황이 연출될 것을 우려해 북미 간 자리 간격을 개회식보다 더 벌어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이방카 보좌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이날 폐회식을 마치고 26일 오전 미국으로 돌아간다. 북미 대화가 성사될 여지는 26일 오전만 남게 된 셈이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