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지방분권…시민 힘으로 <5> 생활안전 분권

주민 밀착 치안서비스 핵심… 자치경찰 영역 확대해야

  • 국제신문
  •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  |  입력 : 2018-01-30 19:08:10
  •  |  본지 5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교통·경비 등 대민업무 질 향상
- 친밀한 ‘민중의 지팡이’ 기대
- 경찰 권고안, 중앙 통제 여전
- 강력범죄 초동수사 지체 우려
- ‘제주도의 실패’ 타산지석 필요

- 단체장 견제 장치·재정 확보
- 부작용 차단 대책도 시행해야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범죄에서 보호받고 싶을 때, 불의의 사고를 겪었을 때…. 금방 생각나는 숫자 세 개, 112. 경찰은 그만큼 국민과 끈끈하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곳. 법에 적시된 경찰서의 정의만 봐도 경찰은 국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비빌 언덕’이다. 하지만 지역 맞춤형 치안 업무를 벌이지 못한다는 지적과 함께 신뢰받지 못할 때도 많았다. ‘부산경찰’임에도 부산시민을 제대로 대변해주지 못하고 정부의 지휘를 받아야 하는 ‘국가경찰’ 소속이기 때문이다.
   
생활안전 분야에서의 분권을 위해서는 자치경찰제 시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부산경찰청 직원들이 파이팅을 외치는 모습.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자치경찰제 왜 필요한가

지방분권은 중앙에 쏠린 행정권을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것이다. ‘치안자치’는 필수조건. 지역이 지역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마저도 국가에 의존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분권이 아니다. 이 때문에 ‘자치경찰제’ 시행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 ‘수도권과 지방이 상생하는 지방분권 공화국 설립’을 주장하며 자치경찰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자치경찰제의 핵심은 뭘까. 지난해 11월 경찰개혁위원회가 내놓은 ‘자치경찰제’ 권고안을 보면 잘 드러난다. 정부와 경찰청의 지휘와 통제를 받는 현재의 ‘국가경찰’ 외에 시장 도지사가 경찰력을 이끄는 ‘자치경찰’이 새로 탄생하는 것이다. 전국적으로 통합해 처리해야 할 일은 국가경찰이 수행하고, 자치경찰은 주민밀착형 치안서비스를 맡게 된다. 파출소와 지구대 업무를 총괄하는 생활안전 분야와 지역 교통·경비를 자치경찰이 맡고, 살인 등 강력사건과 외사 분야 수사 등을 국가경찰이 맡는 것이 현재까지의 안이다.

국가경찰이 지역의 모든 치안을 맡는 현재의 시스템에는 적지 않은 문제가 있다. 지역 교통업무를 살펴보자. 교통신호 개선 계획은 부산경찰청이 맡아 세우지만, 실행할 예산은 부산시에서 내려준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경찰이 의지를 갖고 계획을 짜도 시가 예산을 주지 않아 계획이 무산될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최근 부산에서는 홀로 쓸쓸하게 임종을 맡는 고독사 발생이 빗발쳤다. 6개월 동안 50여 건에 달했다. 지역민을 돌볼 책임이 있는 경찰과 부산시가 파악하는 고독사 통계조차 달랐고, 제대로 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자치경찰제가 자리를 잡으면 이런 일이 줄어든다. 교통이나 생활안전 분야 업무계획을 부산시가 총괄해 세울 수 있다. 해당 지역의 경찰력의 운용과 예산 투입을 부산시장을 비롯한 구청장 군수가 결정해서다.

경찰개혁위원인 지방분권 부산시민연대 박재율 상임대표는 “시민 삶의 핵심인 치안유지 업무를 자치단체장이 전담하는 구조가 되면 대민 서비스의 질이 지금보다 나아질 수밖에 없다”며 자치경찰제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치경찰 권한 권고안보다 커져야

   
자치경찰제 도입 논의는 최근에 이뤄진 게 아니다. 김대중 정부 때는 100대 공약사업 중 하나였다.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에는 ‘시·군·구 단위의 자치경찰제’ 도입이 결정됐다. 2005년 법안까지 마련됐으나 정치권의 이해관계 탓에 시행되지 못했다. 이명박 정부에서도 100대 국정과제로 포함됐으며, 박근혜 정부 때도 ‘지방분권 특별법’을 제정해 자치경찰제를 도입할 근거를 마련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제주도에서는 자치경찰제가 2006년 7월 도입돼 시범 운영됐다. 하지만 안착에 실패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제주자치경찰은 환경과 산림, 공중위생 등의 분야만 수사하는 권한을 받았다. 일선 자치단체에 이미 있는 ‘특별사법경찰’ 수준에 그친 것이다. 음주운전과 폭행사건조차 직접 수사할 수 없어 ‘무늬만 경찰’ ‘자치단체 보조기관’이라는 조롱도 받았다.

진정한 치안분권이 이뤄지려면 제주도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권고안보다 자치경찰이 맡는 영역이 커져야 한다. 권고안 수준대로라면 강력사건 등을 직접 수사할 수 없다. 가령 지구대에서 살인사건이 접수되더라도 곧바로 처리할 수 없고 국가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범인 검거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초동수사에 실패할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

동의대 최종술(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국가경찰만 일반수사의 권한을 가지면, 자치경찰은 국가경찰의 통제를 받게 돼 지방분권 실현이라는 취지를 살릴 수 없게 된다”며 “제주도 자치경찰제의 실패를 되풀이해 겪지 않으려면 자치경찰에게 수사 권한을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한다”고 지적했다.

■자치경찰제 도입 숙제는

자치경찰제가 시행될 때 부작용을 차단할 방법도 미리 생각해야 한다. 우선 자치단체장의 권한 비대화다. 최종술 교수는 “자치단체장이 경찰력을 악용하고 지방 유지 등과 결탁해 비리를 저지를 수도 있다. 외부 인사가 참여하는 위원회에서 자치경찰 책임자를 임명하는 안을 조금 더 구체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지자체의 재정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경찰관은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등에 따라 경찰 운영이 좌지우지될 수 있어 지자체 소속 소방관들이 국가직 전환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지자체 재정 권한 강화도 함께 이뤄져야 자치경찰도 힘이 실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hongdam@kookje.co.kr

[국제신문 공식 페이스북] [국제신문 인스타그램]
  • 기사주소복사
  • 스크랩
  • 인쇄

우리은행
많이 본 뉴스 RSS
  • 종합

  • 정치

  • 경제

  • 사회

  • 스포츠

6·13 선거쟁점 지상토론
미세먼지 저감 대책
6·13 격전지를 가다
부산 영도구청장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