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 ‘김윤옥 명품 구입’ 공세엔
- “논두렁 시계 되갚기” 강력 반발
- 정국 요동… 시계제로 우려까지

이명박 (MB) 전 대통령의 ‘정치보복’ 성명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직접 반박에 나서면서 전·현 정권이 정면충돌하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전·현 정권의 충돌은 당장 검찰수사는 물론 개헌·사법개혁특위 운영, 2월 임시국회, 6월 지방선거 등 앞으로 전개될 정치 일정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18일 오전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전날 성명에 관한 브리핑을 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대통령은 전날 성명을 통해 “검찰 수사에 대해 많은 국민이 정치공작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정치보복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들은 이날 ‘노무현 정부 파일’을 들먹이며 현 정부를 자극했다.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명박 정부도 5년 집권하지 않았나. 집권하면 모든 사정기관의 정보를 다 들여다볼 수 있다. 우리라고 아는 게 없겠나. 최종적으로는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관련 파일을 공개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이) 사법질서를 부정했다는 지적도 대통령이 할 수 있는 말”이라고 반박했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 농단에 따라 ‘나라다운 나라’를 기치로 내걸고 민주주의의 기본을 다시 세운다는 사명감으로 정권을 잡은 문 대통령에게 ‘적폐 청산’은 무엇과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라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일부가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의 명품 구매 등에 사용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파상 공세를 폈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재임 시절 권력형 비리 사건 수사에 노 전 대통령 서거를 끌어들인 것은 최소한의 정치적 금도도 넘은 것으로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 전 대통령 측근인) 김희중 전 대통령 제1부속실장의 검찰 진술 내용을 제보받았다”며 “김 전 실장이 특활비 1억 원을 받았고, 이것을 달러로 환전해 김 여사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장에게 줬으며, 그것이 김 여사의 명품 구매 등에 쓰였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 전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도 김윤옥 여사의 특활비 사용 의혹 진술이 나온 게 결정적이었다고 판단했다. 김윤옥 여사의 특활비 사적 유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논두렁 시계‘ 되갚기라며 반발했다.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당신들이 과거에 모셨던 분의 참담함을 그대로 돌려주고 싶다’ 이런 심리가 담겨있는 것 같다. 너무 치사한 이야기여서 노골적으로 담기는 그렇지만, 그런 느낌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통령의 다른 측근은 이 전 대통령이 김희중 전 실장의 부인 빈소에 조화도 보내지 않았다는 정두언 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완전히 거짓말이다. 이 전 대통령이 조화를 보냈다”고 반박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