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최형욱 박한재 배인한 각축
- 한국당 현직 박삼석 재선 가도
- 김종한 시의원 깜짝 출마 의사

노인 인구와 쇠락한 원도심으로 대변되는 부산 동구의 구청장에 출마하는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원도심 부활의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당내 인사가 아닌 지난 대선 과정에서 외부에서 합류한 ‘민주당 중고 신인’들이 재선에 나서는 자유한국당 박삼석(68) 청장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경선으로 후보를 선정하는 만큼 이들 합류 인사에 대한 당심(黨心)이 어디로 쏠릴지에 눈길이 쏠린다.

최형욱(60) 전 시의원은 지난 대선 때 민주당에 합류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소속으로 박 청장과의 경선에서 패한 바 있다. 최 전 의원은 “동구가 워낙 오랫동안 침체된 탓에 과거 원도심의 위상을 찾으려는 주민의 바람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북항 재개발과 산복도로 도시재생, 상권 부흥을 세 개의 축으로 제대로 된 도시정책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은 “8년간 시의원으로 활동했으므로 인지도 면에서 유리하고 보수 표심의 흡수에도 적임자라고 생각한다. 민주당도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해 올바른 후보를 선택할 합리적인 당원이 많다”며 당내 경선의 우위를 자신했다.

역시 지난 대선에서 당에 합류한 박한재(57) 전 동구청장도 원도심 부활을 첫 번째 정책 목표로 삼고 있다. 박 전 청장은 “2010년 무소속으로 동구청장에 당선됐을 때 낙후된 원도심 발전에 대한 비전을 보고 나를 선택했다. 동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다. 동구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인한(56) 민주당 북항재개발특위 위원장도 민주당에 입당한 지 1년 남짓 된 정치 신인이다. 배 위원장은 항만 분야에서 근무한 전문성을 살려 북항 재개발을 원도심 변화의 골든 타임으로 보고 있다. 그는 “북항 재개발은 동구 변화의 시발점이다. 지금이 가장 중요한 시기다. 1단계 개발이 마무리되고 2단계가 시작되는 이번 기회를 놓치면 인구 유입 기회를 잃고 동구는 도시 공동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 위원장은 “다른 후보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지역 발전의 원동력이 될 북항 재개발에 대한 전문성은 가장 뛰어나다”고 밝혔다.

한국당에서는 박 청장의 대항마로 김종한 부산시의원이‘깜짝 출마’ 의사를 밝혔다. 초선인 김 의원은 국회의원도 잘 하지 않은 대규모 의정보고회를 개최하는 등 구청장 출마를 위한 물밑 행보를 다져왔다. 애초 박 청장의 단독 출마로 굳어졌던 동구에 김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데다 유기준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에서 컷오프된 점은 변수다. 공천에 영향을 미칠 차기 서·동 당협위원장 선임에도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때 묻지 않은 신인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원도심 부흥을 위한 정책에도 정치적 이해득실 없이 백년대계를 내다보고 할 수 있다”며 “현재 정책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보지 못하는 인기 영합주의식의 일회성 정책이 많다. 또 중구난방식이다”고 비판했다. 그는 “공정한 경선을 한다면 인지도에서 자신이 있다. 지역에서 참신한 인물의 출마에 대한 갈증이 큰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재선에 도전하는 박 청장은 “주민만 보고 가겠다. 지역 발전을 위해 정당과 정치, 이념을 뛰어넘어 열심히 뛰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년 6개월간 구청장 임기에 대해 ‘갈등 해소’를 가장 큰 치적으로 꼽았다. 박 청장은 “구청장과 구의회, 국회의원 간 정쟁이 없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 그런 기틀을 마련했다”고 자평했다.

국민의당·바른정당 단일후보로 나서는 국민의당 박동철(59) 동구의회 의원은 인물론을 내세운다. 그는 “사람이 바뀌어야 동구의 미래가 변한다. 현재 여야를 막론하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은 보수 프레임에 갇혀 새로운 생각을 못 한다. 과거 진보정권 10년, 보수 정권 9년간 나라만 시끄러웠지, 국민의 삶의 변화는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의원은 “북항 재개발의 이익을 환수해 산복도로 재생에 투자하지 않는다면 산복도로 원도심은 ‘또 다른 섬’이 될 것이다. 산복도로에 모노레일을 확충하고 부산역과 민주공원을 연결하는 도심형 궤도열차를 도입하는 등 관광 인프라를 늘여야 한다. 또 원도심과 북항 재개발지의 접근성도 높일 것”이라고 비전을 제시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