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당 권혁란 최진봉 최영규
- 민주 김시형·금봉달 양자 대결
- 노령층 많은 지역 특성 이슈로

부산 중구청장 선거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양자 구도로 진행될 공산이 크다. 현재 각 당 내부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특별한 변수와 갈등은 없는 상황이다. 노인층 등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인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표심의 확장성’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반대로 한국당은 보수 정치권에 실망한 표심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게 승부처로 파악된다.
민주당에서는 김시형(50) 구의원과 금봉달(58) 자갈치수산물시장 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졌다.

김 의원은 이번 출마에 대해 ‘부산 민주세력의 부흥’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최근 영화 ‘1987’에 대한 관심이 많다. 중구는 1987년 6월 항쟁의 시발점이었던 부산가톨릭센터, 6월 항쟁 등 민주화 운동을 기리는 부산민주공원이 있는 민주화의 상징과 같은 곳이다. 민주당의 후보가 처음으로 중구청장으로 당선되는 게 곧 부산 민주세력의 회복”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고령화로 변화가 없는 중구를 바꿀 ‘젊은 후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정주 인구 유입과 정착을 첫 번째 정책 목표로 제시했다. 그는 “열악한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산복도로 등에 산재한 노후 주택과 아파트를 공공개발형 임대주택으로 만들고 젊은 주민이 안심하고 아이를 키우도록 출산과 보육 환경 조성에 구정을 집중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금 본부장은 ‘의외의 출마’라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실력을 기른다)’라는 고사성어를 언급하며 “20년 전 중구청 공무원을 퇴직할 때부터 중구청장을 꿈꿨다. 선거 때마다 광역·기초의원 물망에 올랐지만 때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지난 13일 출판기념회를 열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금 본부장은 확장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그는 “중구청에서 18년간 공무원 생활을 하고 40년간 중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았다. 중구에서 나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만큼 한국당 후보들과 지지층이 겹치므로 민주당 후보가 된다면 35~40%에 달하는 민주당 지지를 업고 보수표를 흡수해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당에서는 권혁란(66) 신창요양병원장, 최진봉(61) 중구의회 의장, 최영규(70) 부산시의원이 수성에 나선다.

유일한 여성 후보이자 정치 신인인 권 원장은 ‘여성 전략 공천’을 앞세우며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강조한다. 권 원장은 “중앙당 혁신위원회에서 준비된, 또 당선 경쟁력이 있는 여성 후보에 대해 우선해서 공천하겠다고 원칙을 세웠다. 우수한 여성 인재를 발탁하는 게 곧 한국당의 혁신이다. 3선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김은숙 청장처럼 지역 구석구석을 섬세하게 보듬는 생활 정치를 실현할 여성 후보”라고 말했다.

권 원장은 능력 위주의 인물론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중구는 노인층이 많아 이들을 보살필 복지 전문가가 필요하다. 한의사와 약사 면허를 지니고 의료 현장을 지켜온 나야말로 중구가 원하는 복지전문가”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경륜과 경험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그는 “구의원 재선과 시의회 의정 활동을 통해 지역 기반을 다져왔으므로 주민이 중구청장 출마를 학수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원은 “중구는 그동안 정치적으로 화합이 되지 못했다. 북항 재개발과 롯데타운 개발 등 주요 현안을 밀고 나갈 원동력이 없다. 중구가 하나로 화합할 구심점이 돼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 의장은 인지도와 적합도에서 비교우위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중구의회에서 3선을 하고 의장까지 맡으면서 주민으로부터 수차례 검증을 받았다.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구정을 지켜보면서 지역의 현안과 중구가 가야 할 길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특히 중구의 상권 활성화를 강조했다. 그는 “자갈치와 국제시장 등 재래시장을 특화된 명품거리로 조성하겠다. 부산역과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보수동 책방골목을 잇는 트램(노면전차)이나 모노레일을 설치해 중구를 세계적 명품도시로 만들 자신이 있다”며 청사진을 제시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