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비핵화 의지표명 관건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 공조’에서 ‘대화 공조’로 보폭을 맞추기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트럼프 대통령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밤 트럼프 대통령과 30분에 걸쳐 전화통화를 하면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가 북미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향후 긴밀히 협조하기로 했다.

양 정상의 이 같은 행보는 남북 대화가 북미 대화로 이어지면 북한의 비핵화를 견인해 한반도의 평화 정착으로까지 이끌어낸다는 복안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적절한 시점과 상황에 미국은 북한이 대화를 원할 경우 열려 있다. 남북 간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떤 군사적 행동도 없을 것임을 분명하게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관건은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의지 표명이다. 지난 9일 남북 고위급회담 종결회담에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우리 언론의 비핵화 관련 회담 진행 보도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핵 문제에 관한 한 남북 대화가 아닌 미국과의 대화로 직접 담판 짓겠다는 북한의 전략적 대응 기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따라서 남북 대화를 거쳐 북미 대화로 가는 경로에 대해 북한이 동의할지도 미지수다. 다만 북한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북 대화를 활용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만큼 문 대통령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고위급 대북 특사 파견, 제3차 남북 정상회담 제안 등 고도의 협상력을 발휘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