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탄저균 테러에 대비한 치료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탄저균에 관심이 집중된다.

청와대는 지난 23일 한 매체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청와대 관계자 500여명이 백신 주사를 맞았을 것’이라고 보도한데 대해 탄저균 백신을 구매해 청와대 관계자들이 주사를 맞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중대한 팩트가 틀린 만큼 정정보도 요청에 나설 것’이라고 25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달 청와대 경호처가 도입한 탄저균 백신은 2015년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 사고가 불거진 이후 탄저균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치료 목적으로 백신을 구입했다고 24일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미군기지 탄저균 배달사고가 있었을 때 치료제 목적으로 예산을 잡았고 이번 정부는 예산만 집행한 것”이라고 밝혔다.

탄저균은 동물이나 사람이 걸릴 수 있는 급성 감염성 질환인 탄저병을 옮기는 균이다. 탄저균은 피부접촉이나 호흡, 오염된 식품 섭취 등을 통해 감염되는데 체내로 유입될 경우 폐 조직에 출혈과 괴사, 부종 등을 유발시켜 호흡곤란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는 질병으로 감염 직후 항생제를 투여받지 못할 경우 치사율이 95%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저병에 감염되면 하루 안에 항생제를 다량 복용하지 않으면 80% 이상이 사망할 정도로 살상력이 높은 위험한 질병 중에 하나로 과거 세균전에 자주 쓰이기도 했다.

탄저균은 2001년 우편을 통해 미국 정부와 언론사 등에 전달됐으며 우편물을 취급한 집배원 12명과 기자, 병원 직원 등 10명이 감염되고 5명이 숨지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 크기의 도시에 탄저균 50㎏이 살포될 경우 최대 최대 수십만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측돼 핵무기보다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도 탄저균의 위험에서 안전하지 않다. 2015년 4월 오산 주한미군기지에 살아있을 가능성이 있는 탄저균 배달 사고가 발생해 논란을 일으켰다. 탄저균을 옮길 때에는 반드시 죽거나 비활성화된 상태여야 한다. 사고 당시 주한미군은 탄저균 실험을 오산기지에서 처음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미군은 2009년부터 총 16차례에 걸쳐 탄저균을 반입해 기지 내에서 실험한 사실이 드러났다.

탄저균에 대한 우려는 지난 20일부터 제기됐다. 이날 아사히 신문은 북한이 최근 탄저균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하는 실험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 청원게시판에 올라온 ‘국민들도 탄저균 백신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