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문재인 대통령 국빈방문 행사를 취재하던 한국의 사진기자가 베이징 국가회의 중심 B홀에서 중국 측 경호 관계자에게 폭행 당해 쓰러져 있다. 연합뉴스 사진

오늘(14일) 방중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한 행사장에서 중국 측 경호원이 취재 중이던 국내 사진기자 2명을 폭행하는 일이 벌어졌다. 해당 기자들은 베이징 시내의 대학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청와대도 나서서 중국 정부에 항의했다.

청와대 출입 기자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50분께 베이징 시내 국가회의중심에서 열린 한중 무역파트너십 개막식에서 청와대 출입 사진기자들이 문 대통령을 취재 중이었다.

문 대통령은 개막식에서 연설과 타징 행사를 마친 뒤 시작엥서 중앙복도로 이동했고, 사진기자들은 문 대통령을 따라 나오려고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의 제지를 받았다.

이에 한국일보 사진기자가 항의하자 경호원은 이 기자의 멱살을 잡고 뒤로 강하게 넘어뜨렸다. 이 기자는 바닥에 쓰러진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고 한다.

연합뉴스 사진기자가 이런 상황을 촬영하려 하자 중국 측 경호원들이 카메라를 빼앗아 던져버리려고 했다고 한다.

이어 문 대통령이 국내 기업부스가 맞은 편 스타트업 홀로 이동해 사진기자들이 홀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은 이를 다시 막았다.

사진기자들은 취재비표를 거듭 보여줬는데도 경호원들이 출입을 막자 강력히 항의했고, 이 과정에서 매일경제긴문 사진기자가 중국 경호원들과 시비가 붙었다.

그러자 주변에 있던 중국 경호원 10여 명이 갑자기 몰려들어 이 기자를 복도로 끌고나간 뒤 주먹질을 하는 등 집단적으로 구타하기 시작됐다. 특히 이 기자가 땅에 엎어져 있는데도 발로 얼굴을 강타하기까지 했다.

당시 함께 있었던 취재기자들과 춘추관 직원들이 이를 제지하려고 했으나 중국 측 경호원들이 완력으로 밀어냈다. 당시 청와대 경호팀은 문 대통령을 수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을 당한 사진기자 두 명은 댜오위타이 2층에서 대통령 의료진에 의해 응급처치를 받은 뒤 베이징 시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현재 허리통증과 눈 코 주변의 타박상, 출혈,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청와대는 외교부를 통해 중국 정부에 공식 항의의 뜻을 전달하고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폭행에 가담한 직원은 전담대, 현장 지역담당 공안 요원, 코트라에서 고용된 보안요원 중 한 곳의 사람일 것”이라며 “우리 경호처와 소통한 전담대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계속 전담대를 통해 기자단 활동 보장을 협조해왔다. 중국이라는 나라가 기자단을 통제하거나 제안하는데 있어서 타국가와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고 노력했다. 사태가 벌어져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