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대 중국 지방도시 방문 관례
- YS·DJ·노무현은 상하이 찾았고
- MB는 칭다오 박근혜는 시안행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이 3박 4일간 중국 국빈방문 일정 가운데 13~15일은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 장더장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리커창 총리 회동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충칭에서 마지막 날 하루 일정을 진행한다고 12일 밝혔다.

	취임 후 첫 중국 순방을 앞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중국의 CC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인터뷰는 11일 CCTV를 통해 방송됐다. 청와대 제공

우리나라 대통령이 중국에 국빈으로 초대받으면 수도를 제외한 지방 도시 한 곳을 방문하는 게 관례인데, 1992년 노태우 전 대통령이 상하이를 방문한 이래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4명의 대통령은 상하이를 들렀다. 상하이는 일제강점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청사가 보존된 데다 중국의 경제 성장을 주도하는 도시라는 상징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당시 중국 정계를 장악한 ‘상하이방(1980년대 중반~ 2000년대 초반 중국 정계의 실세를 장악한 상하이 출신 인사들)’을 의식한 행보이기도 했다.

상하이방 쇠락 이후인 2008년 5월 국빈 방중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산둥성 칭다오를 찾았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많이 진출해 있는 칭다오를 방문한 이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한국 기업을 격려하는 비즈니스 외교를 펼쳤으며, 귀국길에는 대지진 참사가 빚어진 쓰촨성 청두를 들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6월 국빈 방중 때 산시성 시안을 방문했는데, 자신의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과 맥락을 같이하는 선택이었다.

문 대통령의 이번 충칭 방문도 시진핑 주석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중국 ‘일대일로’의 출발점인 도시라는 점에 외교적 방점이 찍혀 있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소원해진 한중 관계의 복원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시 주석의 일대일로를 지지하는 성격의 방문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현대자동차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도시라는 점에서는 경제적인 고려도 한 것으로 여겨진다.

문 대통령은 방중을 하루 앞둔 이날 공식 일정 없이 방중 준비에 집중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