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병사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귀순’ 사건을 계기로 이국종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장이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주장한 권역외상센터에 국민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함께 청원이 올라온 사안에도 많은 지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9시께 청와대 청와대 게시판에서는 조두순 출소반대(55만470명 지지) 권역외상센터 지원(19만6508명) 주취감형 폐지(11만5125명) 이명박 전 대통령 출국 금지 청원(9만5743명) 경사진주차장에 경고문구 의무화와 자동차 보조제동장치 의무화(8만4784명) 군내위안부 재창설하라는 청원자 처벌(7만7759명) 불법 만화 공유 사이트 마루마루의 폐쇄(5만2710명) 등의 청원 글이 가장 많은 참여자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중 2008년 12월 경기 안산시 단원구 한 교회 앞에서 같은 동네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나영 양을 교회 안 화장실로 납치해 강간 상해한 혐의로 12년 형을 선고 받고 복역 중인 조두순 출소반대 청원글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어 눈에 띈다.

조두순은 2020년 12월 출소한다. 청와대는 30일 이내에 20만 명 이상이 참여한 청원에 대해서는 해당 부처 장관이나 청와대 수석 등 당국자가 공식 답변을 내놓기로 했지만, 조두순 출소 반대 건은 9월 6일 등록된 후 63일이 지난 이달 7일에야 20만 명을 넘겼기 때문에 해당 요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이 청원과 관련해 청와대는 “대다수가 사실상 법을 뛰어넘어 대통령이 다 해결해 달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몰려드는 청원을 모른 체할 수도 없다”며 난감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대통령 권한을 뛰어넘는 청원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지난 2009년 조두순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지만, 1심 재판부는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당시 항소를 하지 않았다. 오히려 조두순이 “형량이 너무 가혹하다”며 항소를 제기했다. 1심의 징역 12년형은 서울고법을 거쳐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법조계에 따르면 일사부재리(판결이 확정된 사건에 대해 똑같은 내용의 공소 제기는 불가) 원칙 때문에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이 늘어날 확률은 없다. 형이 확정된 뒤 재심은 피고인이 불리한 재판을 받았거나, 새로운 범죄가 드러나거나, 기존 범죄의 새로운 증거가 나왔을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재심을 통해 조두순의 형량을 늘리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호처분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조두순 출소 이후 피해자에 대한 신변 보호 강화, 출감 후 조두순 거주지 제한 등의 조치를 하자는 이야기다. 이와 관련헤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도 잠재적 피해자와 사회를 보호할 보안처분을 신설하는 입법 방안을 강구 중이다.

한편 전날 오후 9시께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에 올라온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교수님) 추가적, 제도적, 환경적, 인력 지원’ 제안에 참여한 인원이 19만6500여 명에 달해 곧 참여자 20만 명 돌파가 예상된다.

해당 청원은 지난 17일 올라왔다. 조만간 30일 동안 20만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을 한다는 요건을 채울 것으로 보인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