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서병수·박민식 폄하
- 서 시장 “사천 국민이 알아” 반격

내년 6월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 중 하나인 부산시장 선거를 위한 여야의 후보 관리가 극명한 대비를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은 가장 적합한 후보 선출을 위해 거론되는 후보군을 최대한 띄우는 분위기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홍준표 당 대표가 직접 나서 서병수 부산시장과 사실상 출마를 선언한 박민식 전 의원을 무차별적으로 깎아내렸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주류와 비주류, 당 안팎 인사들 간 견해의 차이는 있지만 자당 후보군을 가능한 한 밀어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최대한 많은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해 그중에서 최상의 후보가 본선에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최인호 부산시당위원장은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이호철 전 민정수석, 오거돈 전 동명대 총장,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모두 훌륭한 후보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박재호 의원 역시 출마 의사가 있고, 나도 연말까지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지난 16, 17일 울산과 부산에서 이틀 연속으로 서 시장과 박 전 의원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자신과 갈등을 빚는 서 시장에 대해 “중앙당 말고, 부산 시민이나 신경 써라” “울산은 걱정되지 않는데 부산이 걱정”이라고 깎아내렸다. 최근 부산시장 도전 의사를 밝힌 박 전 의원을 겨냥해서도 “지역구 관리나 잘해라”고 폄하했다.

‘심판’ 역할을 할 당 대표가 자당 후보의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다. ‘홍준표 사천’을 위해 의도적으로 서 시장과 박 전 의원을 공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당의 경남지사 후보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않는 것도 홍 대표의 지나친 윤한홍 의원에 대한 편애가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서 시장은 1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흔들어 놓고 왜 흔들리냐고 한다. 특정 후보를 정해놓고 분위기를 몰아가는 사천, 전 국민이 눈치챘으니 이제 사천도 물 건너갔다”고 홍 대표를 겨냥했다.

이 같은 홍 대표의 언행은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당의 차기 부산시장 수성에 악영향을 미쳐 결국 자신의 정치적 입지가 흔들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홍 대표의 의도대로 차기 부산시장 후보 경쟁 구도가 형성될지도 미지수다. 홍 대표가 언급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안대희 전 대법관, 장제국 동서대 총장은 “출마 자체를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