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에 패하면 보수재건 어려워
- 승산있는 후보 필요” 출마 선언

- 서 시장 “후보경선 100% 동의”

“서병수 시장은 필패 카드다.”

자유한국당 박민식 전 의원이 ‘서병수 필패론’을 꺼내 들고 부산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던졌다.

박민식 전 의원이 15일 부산시장 경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곽재훈 전문기자

박 전 의원이 시장 경선 참가를 선언함에 따라 홍준표 당 대표의 전략공천 기조에도 시장 후보 선출은 경선 흐름을 탈 것으로 보인다. 구청장과 시의원 등에 출마하는 예비 후보들도 가라앉은 한국당에 대한 바닥 민심을 끌어올리려면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 전 의원은 15일 부산 시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사실상 시장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최근 두 달여간 지역의 선출직 구·시의원, 구청장과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비롯한 오피니언 리더를 만나 본 결과 한결같이 ‘서병수 시장으로는 승리하기 어렵다’고 말하더라. 보수 정당이 몰락한 상황에서 내년 지방선거의 얼굴인 시장 선거마저 패한다면 앞으로 장기간 보수의 재건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이 서 시장의 책임론을 제기하는 엘시티(LCT)와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언급하면서 “서 시장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민주당의 적폐 청산 프레임에 갇힐 경우 승산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의원은 서 시장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인지도를 의식한 듯 후보의 덕목으로 확장성과 잠재력을 강조했다. 그는 “보수를 거부하는 젊은 층과 보수에 실망한 지지층을 다시 끌어모을 확장성을 가져야 한다. 시장은 부산을 이끄는 리더의 ‘정치적 미래’를 어필할 수 있어야 한다. 시장이라는 자리가 정치 역정의 마지막을 마무리하는 식의 맥 빠진 자리가 되어서는 시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부산시장을 정치적 기반으로 해 향후 대권의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박 전 의원은 출마설이 나도는 안대희 전 대법관을 겨냥해 “시장 후보라면 적어도 선거 6개월 전인 다음 달 초까지 명확한 출마 의사를 밝히는 게 도리다. 이 6개월의 시일도 부산을 발전시킬 정책을 준비하는 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박 전 의원은 또 경선의 당위성도 강조했다. 그는 “350만 부산의 시장 후보는 시민과 당원이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치열한 경선의 에너지를 가지고 선거에 나가야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서 시장도 이날 “경선을 통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자는 데 100% 동의한다”고 거들었다.

현직 시의원 등 예비 후보 대다수도 경선을 주장하고 있다. 구청장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시의원은 “한국당에 대한 민심이 좋지 않아 내년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서 시장과 박 전 의원, 안 전 대법관 가운데 누가 시장 후보가 되든지 경선을 통해 후보를 검증하고 시민의 참여를 통해 ‘컨벤션 효과’를 누려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