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갈등 매듭 풀어도 봉합수준’ 관측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한반도 배치를 둘러싼 한국과 중국 간 갈등의 ‘매듭’이 풀릴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와 관련한 정부의 입장 발표가 임박한 것으로 전해졌기 때문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사드 관련 질문에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조만간 관련 소식을 발표할 수 있지 않나 예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부 당국자들이 최근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물밑 접촉을 지속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조만간 한중 관계 회복에 중대한 전환점이 마련될 것이란 희망 섞인 분석도 있다. 한중 양국이 사드 문제에 대해 대승적 합의를 한다면 한미 당국이 사드 배치를 공식화한 지난해 7월 이후 1년 4개월 만에 사드 갈등 해소의 큰 틀이 구축될 전망이다.

양국이 사드 발표문을 내놓는다면 어떤 내용이 담길지도 관심사다. 한국 정부는 사드와 관련한 ‘사과 또는 유감’은 없다는 입장이다. 강 장관은 이날 “(중국에) 사과할 일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청와대도 지난 27일 우리 정부가 사드 배치 문제와 관련해 중국 측에 유감 표명 등의 입장 발표를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중국이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유감 표명 등의 전제조건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우리 정부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의 우려에 대한 일종의 이해를 표명하는 가운데 사드 배치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국과 주한미군을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조치라는 점을 강조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5월 11일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중국의 관심과 우려를 잘 안다. 이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며 양국 간 소통이 조속히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으며, 시 주석도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또 양국의 미래지향적인 관계설정을 명분으로 사드를 둘러싼 양국의 합의가 ‘봉합’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