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의 대물림 등 언행 불일치”
- 중기벤처부 장관 후보 자질 맹공
- 도종환 장관 불출석 문제 삼아
- 교문위 문체부 국감 한때 파행

자유한국당이 국정감사 종료를 하루 앞둔 30일 ‘국감 보이콧’을 철회하고 나흘 만에 국감에 복귀했다. 하지만 여야는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보궐이사 선임,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의 자질 논란,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출국 문제 등을 놓고 충돌했다.
한국당이 이날 오전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국감 복귀를 선언하고 상임위별 국감에 복귀하자마자 12개 상임위 곳곳에서 여야가 충돌했다.

보수 야당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중기부 국감에서 재산 편법증식 의혹이 불거진 홍종학 장관 후보자에 대해 “국민 정서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사퇴하라고 총공세를 펼쳤다.

이에 대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혁신성장을 잘할 분”이라며 각종 의혹은 청문회에서 검증하면 된다고 엄호했다. 홍 후보자가 19대 국회의원 재직 당시 ‘부의 대물림’을 비판하고도 자신과 중학생 딸이 거액의 부동산을 상속받은 점, 저서 ‘삼수·사수를 해서라도 서울대에 가라’에서 명문대를 나오지 않은 중소기업인은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던 부분이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한국당 최연혜 의원은 “홍 후보자는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청문회 자리에 설 수 없다. 전문성이 없고 중소기업인에 대한 이해나 공감 능력도 없는 후보자를 추천한 청와대는 새 후보를 추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감 보이콧의 ‘진원지’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여야 의원 간 신경전이 펼쳐졌다. 신상진 위원장을 대신해 국감 사회를 맡았던 민주당 신경민 간사는 “방송 장악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신 위원장을 포함해 한국당 의원들이 자리를 비웠다. 위원장이 들어오고 싶을 때 들어오고, 나가고 싶을 때 정회하고 나가고 과방위가 언제부터 이렇게 됐느냐”고 비판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는 도종환 장관 불출석을 놓고 국감이 한때 정회됐다. 도 장관은 이날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인수 행사 참석을 위해 그리스로 출장을 갔다. 한국당 이종배 의원은 “장관이 불참한 종합 국감은 들어보지도 못했다. 장관이 오는 대로 날짜를 새로 잡아 다시 종합감사를 하자”고 말했다. 교문위는 50분간 정회 끝에 도 장관이 입국하는 대로 추가 질의를 하기로 합의하며 국감이 재개됐다.

한편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부터 ‘문재인 정부의 방송장악 때문에 공영방송이 사망했다’는 의미로 검은색 옷을 입고 국감에 참여했다. 이날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이 ‘민주주의 유린·방송장악 저지’라고 쓰인 종이를 노트북에 부착한 데 대해 “지난 9년간 공영방송이 철저히 하수인화하고 종속되지 않았나. 게시글을 제거해 국감이 원만하게 진행되도록 해달라”고 따졌다. 반면 한국당 박명재 의원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기재위원 활동 당시 (손팻말을 부착한) 전례가 있다”고 반박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