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성향… 내년 9월까지 임기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이진성 헌법재판관을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로 지명함으로써 명분과 실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의 헌재소장 공석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씻어내는 동시에 헌재소장 임기와 관련한 입법 미비 해소 문제를 국회에 넘기게 됐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인사청문회를 조속히 실시해 헌재소장 공백을 해결해 주시고, 입법 미비도 국회에서 원만히 처리해주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2년 9월 20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이 후보자는 법 개정이 없으면 내년 9월 19일까지 헌법재판관으로서 남은 임기 동안만 헌재소장직을 수행하게 된다.

온건한 합리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이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시절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추천을 받아 헌법재판관으로 임명된 보수 성향의 인사이며,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 다음의 선임 재판관이어서 보수 야당으로서는 이 후보자를 반대할 명분이 많지 않다. 이 후보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김이수 전 헌재소장 후보자와 함께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 의무 위반을 지적한 인물로, 여당이나 국민의당에서도 큰 거부감이 없다는 관측이다. 다만 국민의당은 “행정부와 입법부, 사법부가 3명씩 재판관을 추천하는 ‘3·3·3’ 헌재 구성 대원칙이 또다시 무너졌다”며 이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이진성 헌재소장 후보자 프로필

▷부산(61·사시 19회·사법연수원 10기) ▷경기고, 서울대 법대 ▷부산지법 판사,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법 부장판사, 특허법원 부장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법원행정처 차장, 서울중앙지법원장, 광주고법원장, 헌법재판관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