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로 작용한 ‘최순실 태블릿 PC’ 관련 보도가 이뤄진 지 1년 만에, 국정감사장에서 또다시 ‘태블릿 PC 조작설’이 제기됐다.

사진=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연합뉴스

23일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장에서 이를 둘러싼 공방이 이어졌다.

우선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태블릿PC 실물 자체가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하지 않을 부분을 문제 삼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검찰의 태블릿PC 포렌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최순실이 수정했다고 알려진 드레스덴 연설문이 처음 열린 날짜는 2016년 10월 18일 오전 8시16분”이라며 “JTBC가 태블릿PC를 입수한 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2013년 2월 발행된 18대 대통령 취임 기념 우표 도안과, 같은 해 7월에 찍은 박 전 대통령의 ‘저도 휴가 사진’도 이미 2012년 6월 22일에 태블릿에 들어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태블릿에서 문서 272개 중 148개 문서가 2016월 10월 22부터 3~4일 동안 다 만들어진 것”이라며 “대통령 탄핵의 스모킹건인 태블릿이 언론사와 검찰이 심어놓은 문서로 채워져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반박했다.

금 의원은 “지금 일부 언론이 마치 태블릿PC에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도하고, 여기에 국민 의구심도 있는 상황”이라며 이원석 여주지청장에게 질의를 시작했다.

이 지청장은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으로 국정농단사건 수사를 맡았던 검사다.

금 의원은 “드레스덴 연설문은 대통령 연설 하루 전인 2013년 3월 27일에 태블릿PC에 다운로드 됐다. 문제가 된 2016년 10월 18일은 언론이 다운로드 파일을 확인하려고 연 걸 뜻하는 게 아니냐”라고 물었고, 이 지청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또 ‘검찰과 언론이 태블릿 PC에 문서를 심었다’는 주장에 금 의원은 “(심어놨다는 파일은) 원래 태블릿 PC에 저장된 파일을 열어볼 때마다 ‘열어봤다’는 파일이 자동적으로 생성됐다는 걸 뜻한다”고 밝혔다.

이 지청장은 “그렇다, 이건 문서가 아니고 파일”이라며 “현직 대통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저희가 어떻게 (문서를 심어놓을 수 있겠느냐)”고 답했다.

이어 대통령 휴가 사진 등이 2012년 6월 22일에 이미 태블릿PC에 저장돼 있었다는 의혹에는 “2012년 6월 22일은 태블릿PC 개통일이고, 우표가 발행되기 전이나 사진이 찍히기도 전에 여기 있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지청장은 “포렌식 분석 보고서에는 2014년 7월에 사진이 저장된 것으로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드레스덴 연설문 파일이 처음 열린 시간이 오전 8시16분이라는 점도 쟁점이 됐다.

해당 태블릿 PC를 단독으로 입수한 매체는 jtbc인데, jtbc는 이를 2016년 10월 18일 오전에 입수해 충전한 뒤 오후에야 이 파일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서는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반박했다.

노 원내대표는 “jtbc가 이 문서를 열어본 것은 오후 5시경으로 알려졌는데, 왜 그보다 앞선 오전 8시16분에 열어본 것으로 기록됐느냐고 의혹을 제기할 수는 있다”며 입을 열었다.

노 원내대표는 이어 “태블릿에서 한글문서(hwp)를 열려면 ‘한컴뷰어’를 이용해야 하고, 이 앱으로 파일을 열 경우 열어본 시간은 우리 시간보다 9시간 앞당겨진 그리니치 표준시로 기록된다”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