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른정당 속도조절 목소리
- “유승민, 독선 내려놔야” 비판
- 한국당도 친박청산 후폭풍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야 3당의 통합 논의가 얽히고설키면서 야권발 정계 개편 소용돌이가 거세지고 있다. 통합 대상 간 주도권 다툼이 본격화되는 데다 내부 반발까지 터져 나오면서 정계 개편의 향배가 예측불허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이 이날 서울고검에서 열린 서울고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통화를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최근 급부상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자강파 간 통합·연대 논의는 급제동이 걸리는 모양새다. 각 당의 내부 반발이 예사롭지 않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가 주도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론을 겨냥한 호남 의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박지원 전 대표는 23일 라디오 방송에서 ‘안 대표가 통합 쪽으로 동력을 모은다면 탈당할 수밖에 없다는 의지도 밝힌 것인가’라는 질문에 “내 생각을 들킨 기분”이라고 답했다. 호남 4선인 조배숙 의원도 “모 일간지에 내가 통합에 찬성하는 것처럼 보도됐는데 잘못됐다. 나는 통합 논의는 무의미하다는 입장”이라고 선을 그었다.

비례대표인 이상돈 의원 역시 라디오에서 “애초 통합은 불가능하다. 유승민 의원이 섞어 치기 하는 식으로 (국민의당과) 통합할 리가 없다. 그렇게 아둔한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소속 단체장인 남경필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논의에 대해 “국민의당이 안보 문제에서 오락가락을 많이 했고 우리와 생각이 다른 정책이 분명히 있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유승민 의원을 겨냥해서도 “함께 보수를 개혁하고 그 바탕 위에 보수를 통합해야 한다. 그렇게 하자면 자신의 안에 있는 독선부터 내려놓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안 대표와 유 의원 간 주도권 다툼도 두 당 통합의 변수다. 안 대표는 전날 유 의원이 ‘개혁보수가 통합의 유일한 원칙’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내부용 메시지로 알고 있다”고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간 통합 논의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통합론이 부상한 데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친박(친박근혜)계가 생존을 건 대결에 돌입해 변동성이 커진 탓이다. 홍 대표 측 홍문표 사무총장은 라디오 방송에서 “호의호식하면서 좌장이니 실세라고 했던 몇몇 분이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서청원-최경환 제명’을 거듭 주장했다. 이와 달리 한 친박계 의원은 “모든 게 홍 대표의 마음대로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면전을 예고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