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 대통령 지지율 반등 위기감
- “야당 대표급 인사 전면서 뛰어
- 1 대 3 구도 1 대 1로 만들어야”

- 박지원 전남지사 출마 선언
- “안철수·손학규도 나와야”
- 與도 靑·내각 인사 등판론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야 정치권이 명운을 건 총력전을 펼칠 태세다. 지난 5·9대선 패배 이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는 야권에서 연대의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여권에서도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여 3야’의 구도가 여야 1 대 1 대결로 재편되면 지방선거는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 야 3당 “뭉쳐야 살 수 있다”

야권 연대의 요구가 커지는 것은 대선 패배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 때문이다. 10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 참고)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반등해 70%에 육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도 50%대로 다시 올라섰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의 지지율을 모두 합쳐도 민주당에 미치지 못했다.

인사 논란 등 문재인 정부의 실정에 따른 이탈 민심을 수용할 구심점이 없다는 것도 연대 구상이 나오는 배경이다. 대선 후보였던 한국당 홍준표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다시 정치 전면에 등장했지만,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바른정당 역시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의 당 대표 선출이 유력하지만 침체 상황을 벗어날지 불확실하다.

야 3당이 연대하려는 움직임은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추석연휴가 끝나자 야권의 간판 인사들이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해야 한다는 ‘간판론’이 제기됐다. 현실화되면 야 3당 주요 인사들의 정치 생명이 지방선거 결과에 걸린 만큼 연대 논의를 견인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전남도지사에 도전할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 안철수 대표와 손학규 국민주권 개혁회의 의장 등을 거론하며 “이런 당 대표급 인사들이 전면에서 뛰는 게 좋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부산시당도 안 대표의 부산시장 선거 출마를 요구해왔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 역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홍준표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제기하는 질문에 “당에서 필요로 하면 뭐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 플랫폼’은 이미 마련돼 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일부 의원은 ‘국민통합포럼’을 출범시켰다. 한국당과 바른정당 통합파 의원은 ‘보수우파 통합추진위원회’ 구성을 준비 중이다.

■ 여당 ‘간판급 인사’로 맞불

여권에서도 자원을 총동원해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고 집권 중반기 국정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청와대와 내각에 발탁된 여권 간판 인사들을 차출해 등판시켜야 한다는 요구다.

서울시장에는 박원순 현 시장의 3선 도전, 민주당 추미애 대표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 물망에 오른다. 국민의당과의 혈투가 예상되는 호남에는 광주시장을 놓고 윤장현 시장의 재선 의지가 강한 가운데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가 출마 의사를 밝힌 전남지사 선거에는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비롯해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우윤근 주러시아대사 등이 언급된다.

충남도지사에는 안희정 지사가 3선 도전보다는 중앙무대 진출을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출마가 전망된다. 대구시장에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의 출마 여부가 이목을 끈다. 김 장관은 고향이 경북 상주이고 ‘대구의 강남’으로 불리는 대구 수성구갑에서 20대 국회의원으로 선출됐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보수 야당 후보와 승부를 다툴 유일한 후보로 평가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