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 국방 “발언 과해… 사과한다”
- 보수야당은 문 특보 경질요구

청와대는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비판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 대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영찬 국민소통 수석은 이날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최근 송 장관의 국회 국방위 발언과 관련해 “국무위원으로서 적절하지 않은 표현과 조율되지 않은 발언으로 정책적 혼선을 야기한 점을 들어 엄중 주의 조치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전날 국회 국방위에 출석,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의 ‘참수 작전’ 비판 발언에 대해 “학자 입장에서 떠드는 느낌이지, 안보 특보로 생각되지 않아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송 장관은 또 정부의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해 “지원 시기는 굉장히 늦추고 조절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송 장관은 전술핵 재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지난 4일 국회 국방위에서는 “검토할 용의가 있다”고 했다가, 지난 12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는 “합당치 않다”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청와대가 지적한 ‘조율되지 않은 발언’은 대북 인도적 지원과 전술핵 관련 송 장관의 발언을, ‘적절하지 않은 표현’은 문 특보를 비판한 부분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조치에 공식 반응을 자제했지만, 일각에선 송 장관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병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외교안보팀 사이에 불협화음이 발생했다. 송 장관의 반복되는 언행들은 대통령의 북핵 외교에 대한 대외적 메시지에 혼선을 줄 수 있고, 국민도 정부의 일관된 입장에 대해 혼란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이날 문 특보를 비판한 데 대해 “소신이라기보다는 발언이 과했다.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보수 야당은 국군의 수장인 송 장관에게 공개 망신을 준 것이라며 문 특보를 경질하라고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대변인은 “(청와대가) 60만 국군의 수장인 국방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망신주고 문정인 특보를 감싸는 모습이다. 문 특보가 문재인 대통령의 상왕이라도 된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국방부 장관의 의견을 존중하고 무책임한 발언을 쏟아내는 문 특보를 즉각 해임하라”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오죽하면 송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문 특보가)‘자유분방한 사람이라 상대할 사람이 아니다’고 발언했겠느냐. 특보를 바로 관두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