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검찰개혁’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위한 윤곽이 드러났다.

18일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한인섭 서울대 교수)는 고위 공직자와 판·검사, 국회의원 등의 비리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 신설 권고안을 발표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날 법무·검찰개혁위는 “공수처는 고위공직자의 권력형 비리와 검찰 비리를 효과적으로 방지할 수 있는 정치적 중립성이 높은 독립적 수사기구”라며 “국민의 여망을 담은 공수처 설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개혁위는 권고안에서 공수처의 명칭을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대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로 권고했다. 공수처가 고위공직자 범죄의 수사 및 공소를 담당하는 기관임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권고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검찰과 분리된 독립기구로 수사ㆍ기소ㆍ공소유지권을 갖는다. 수사대상은 고위직 공무원과 그 가족(배우자 및 형제자매, 직계존비속)의 직무 관련 범죄다. 특히 대통령비서실, 국가정보원의 3급 이상 공직자나 검사, ‘경찰의 별’로 불리는 경무관급 이상 경찰 공무원의 범죄는 모두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된다.

이 외에도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수사할 때 수반되는 ‘관련 범죄’에 형법상 공범 외에 필요적 공범(뇌물공여 등), 공수처의 수사 중에 인지된 범죄도 수사대상에 포함했다.

공수처는 처장 1인, 차장 1인, 검사와 수사관으로 구성되며, 공수처장은 특정직 공무원으로 규정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공수처는 약 100여명 규모의 ‘처장-차장-검사-수사관’ 체제로 구성된다. 공수처장 임기는 3년이고 중임할 수 없다. 경력 15년 이상의 법조인 또는 변호사 자격을 가진 법학교수가 공수처장이 될 수 있다.

국회의원 7인, 법무부 장관, 법원행정처장, 대한변협회장 등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아 대통령이 한 명을 지명하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공수처 차장은 공수처장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한다. 다만 퇴직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검사는 공수처장이, 1년이 지나지 않은 검사는 차장이 될 수 없다. 또 검사 출신은 공수처 검사 정원(30~50명 규모)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수처가 ‘제2의 검찰’이 아닌 독립기구임을 명확히 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권고안은 공수처 검사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대검찰청에서 수사하도록 해 검찰과 상호 견제하도록 했다.

다만 공수처 신설안에 대해 자유한국당 등 야권에서는 반대 여론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권고안이 최종 법안으로 완성되기까지 논의 과정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이영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