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부산 울산 경남(PK) 의원들이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및 핵무장론’을 놓고 격돌했다. 탈원전에 이어 북핵 대응 문제에서 PK 주도권 싸움의 또 다른 전선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이철우 특위 위원장 등 방미단 일행이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방미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 육군 제1야전군사령부 사령관인 박정이 국책자문위원장, 한국당 백승주, 이철우, 윤영석 의원.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 한국당 간사인 윤영석(경남 양산갑) 의원과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민주당 김경수(경남 김해을) 의원은 북핵 대응 전선의 최일선에 섰다.

한국당 북핵위기대응특위 소속으로 미국을 방문했다가 귀국한 윤 의원은 17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전술핵 재배치를 거듭 주장했다.

윤 의원은 “한반도 유사시 미국 핵우산이 제대로 작동할지 국민이 불안해한다. 군사학적인 경험상 핵은 핵으로 대응하는 공포의 균형 때 평화가 유지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 국민은 북한 핵 위협에 인질로 놓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술핵 재배치는 북한에 대한 억지력으로 작용할 수 있고, 북한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움직일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한미 간 전술핵 재배치 협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어 전략적으로도 손해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정훈(부산 남갑) 이진복(동래) 이헌승(부산진을) 장제원(사상) 의원 등 한국당 부울경 의원 18명은 전술핵 재배치 촉구를 위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서한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한반도 핵무장론에 대해 “무책임의 극치이고, 안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은 위험천만한 공세”라고 지적했다.

김경수 의원은 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독자 핵무장을 위한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가능성 언급과 관련해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정도면 갈 데까지 간 셈”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전술핵 필요 없다’는 제목의 한 일간지 칼럼을 인용하며 “NPT 탈퇴가 가져올 경제 제재의 파장이나 한미 동맹에 미칠 악영향을 조금이라도 생각했다면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주장이다. 북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그저 정치적으로 이용하겠다는 저의로밖에 볼 수 없다”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NPT에 가입한 적이 없는 파키스탄이 인도의 핵 개발에 대응하기 위해 NPT를 탈퇴했다고 한 홍 대표의 주장에 대해 “거짓 주장까지 엮어서 한반도를 핵 치킨 게임장으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다. 이렇게 엄청난 주장을 하시려면 기초적인 사실부터 정확히 확인하시길 부탁드린다”고 꼬집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