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납득 어렵지만 국회결정 존중”
- 인사청문회 나흘만에 물러나
- 임종석 靑 비서실장 직접 나서
- 김명수 대법원장 인준 협조당부
- 야권은 인사라인 문책 요구

역사관과 종교관, 이념 논란을 빚은 박성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결국 자진 사퇴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4일 중기부 초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지 22일, 지난 11일 국회 인사청문회 이후 나흘 만이다.

청와대 임종석 비서실장이 15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박성진 장관 후보자 사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과 관련한 청와대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가 사실상 인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 동력 하락은 불가피해졌다. 청와대 인사 라인에 대한 책임론도 커지고 있다.

박 후보자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에서 “청문회를 통해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서 이념과 신앙 검증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음에도 전문성 부족을 명분으로 부적격 채택을 한 국회의 결정을 납득하기 어려웠다”면서도 “제가 국회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한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자진 사퇴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는 지명 직후부터 창조과학회 활동, 뉴라이트 역사관 등이 문제가 된 데 더해 부동산 다운계약서 탈세, 주식 무상 증여 등 각종 논란에 시달리며 사퇴 압력을 받아 왔다. 박 후보자의 자진 사퇴는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국회 통과를 위한 청와대의 고육책이라는 측면이 강하다. 청와대는 지난 13일 더불어민주당의 묵인 속에 박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부적격 인사청문 보고서가 채택됐는데도 거취 문제를 미뤘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김명수 후보자에 대한 인준과 연계하려 한다며 반발해왔다.

청와대는 인사 논란에 대해 박 후보자와 국민에 사과하면서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통과를 호소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박 후보자 사퇴 직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성진 교수가 어려운 자리에 선뜻 나서준 데 대한 고마움과 함께 그간 마음고생에 대해 미안함을 전달하고 싶다”며 “특별히 인사 논란이 길어지면서 국민 여러분께서 많은 걱정을 하신 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김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문제와 관련해 “행정부도 그리고 입법부도 사법부를 단 하루라도 멈춰 세울 권한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수장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24일 이전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처리해 달라”고 국회에 호소했다.

하지만 야권은 청와대 조현옥 인사수석, 조국 민정수석 등 청와대 인사 라인의 문책을 요구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인사 참사가 또 발생했다. 조국 민정수석을 비롯해 인사 라인에 대한 교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수석대변인도 “더는 인사 난맥으로 국정 혼란이 초래되지 않도록 인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며 “이번 인사 참사에 대한 책임도 명확히 물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