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與, 당시상황 내세워 야당 압박
- 24일 임기만료 앞둬 처리 촉각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 3당이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의 임명동의안과 관련해 반대 기류(한국당 반대,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은 자율 투표)를 나타내면서 대법원장과 헌법재판소장이 동시에 공백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 여야 간사들이 15일 오후 국회에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과 관련해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주광덕, 국민의당 손금주,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 이용우 기자

양승태 현 대법원장 임기는 오는 24일까지여서 임기 만료 이후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공백 사태를 맞는다. 또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도 최근 국회 인준에서 부결돼 헌재는 8개월 가까이 소장 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국회가 삼권분립 정신을 넘어서서 사법부와 헌재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6년 전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 인준 당시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는 점을 내세워 야당을 압박했다. 민주당 등에 따르면 2011년 9월 야당이던 민주당은 조용환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을 지지하고 양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에는 반대했다. 민주당은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지명한 양 후보자에 대해 “시대의 흐름과 정반대에 있는 인물이다. 대법원장이 될 자격이 있는지 많은 국민이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다”며 반대했다.

이와 달리 야당 몫인 조 후보자에 대해서는 “재야 법조계의 대표적인 양심이고 명망이 높은 분”이라며 옹호했다. 상당 시일 신경전을 펼친 끝에 여야는 ‘사상 초유의 사법부 수장 공백만은 막아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

당시 과반 의석의 한나라당은 자유선진당, 미래희망연대, 무소속 의원들과 함께 표결을 추진했고 민주당을 향해서는 “대승적으로 결단해달라”고 압박했다. 이에 따라 당시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우리는 솔로몬 왕 앞에서 친자식을 내주며 친자식을 살리려 한 어머니의 마음이 되고자 한다”며 표결에 참여했다. 양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재석 의원 245명, 찬성 227명, 반대 17명, 기권 1명으로 무난하게 가결됐다. 이용훈 대법원장 임기 만료 사흘 전이었다. 하지만 조 후보자는 표결에서 부결됐다. 당시 한나라당을 이끈 이는 홍준표 대표였다.

정세균 국회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의원으로서 여야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을 내야 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대법원장 공백 상황만은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고 호소한다”며 “여야가 24일 이전에 국민을 위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결정을 꼭 내려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