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 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측이 박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재판이 끝난 이후 심리를 진행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사진=국민의당 박지원 전 대표. 연합뉴스

박 전 대표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조의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국정농단 판결 선고 이후로 다음 기일을 잡아달라”고 요청했다.

박 전 대표는 2012년 국회의원던 박 전 대통령과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태규씨가 막역하게 만난 사이라고 발언했다가 명예훼손한 혐의로 2014년 기소됐다.

이 같은 요청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인 만큼 당사자의 직접 진술을 들을 필요가 있지만, 본인 재판이 끝나기 전에는 법정출석을 거부할 것이 자명한 만큼 기일을 그 이후로 미뤄달라는 취지다.

변호인은 “박 전 대통령의 구속 만기(10월 17일) 전에는 1심 선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심 선고 이후 제가 한 번 (박 전 대통령을) 찾아뵙고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박 전 대통령을 직접 찾아가 박 전 대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 불원서’를 받아낼 계획이다.

명예훼손죄는 ‘반의사불벌죄’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처벌할 수 없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이 처벌 불원서를 제출하면 검찰이 해당 공소사실을 철회하게 된다.

박 전 대표의 변호인은 이른바 ‘만만회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된 박지만 EG회장과 최순실 씨 전 남편 정윤회 씨에게서도 처벌 불원서를 받아낸 바 있다.

검찰은 박지만 회장에 대한 공소사실은 이미 철회했고, 정 씨에 대한 공소사실도 다음 기일에 철회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만만회 사건’은 박 전 대표가 2014년 6월 일간지 등 매체 인터뷰에서 “만만회라는 비선 실세가 국정을 움직이고 있다. 만만회는 이재만 대통령 총무비서관과 박지만씨, 정윤회 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들었다”고 발언한 일을 말한다.

이후 박 씨와 정 씨가 박 전 대표를 고소하면서 장기간 재판이 이어져 왔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