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선거 때마다 나온 폐지안
- 잇단 무산으로 내년 적용 관심

- 국회 선거제도 개혁 등 논의
- 정개특위원장에 원혜영 의원

선거제도를 손질할 국회 정치개혁특위가 21일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 가운데 특별시와 광역시의 기초의회를 폐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기초의회 폐지 필요성이 계속 제기됐다고 해도 지방분권 개헌 논의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와중이어서 지방분권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의장-여야 4당 원내대표 회동 -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1일 국회 의장접견실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여야 4당 원내대표 정례회동에 앞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김동철,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 정 의장, 한국당 정우택,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특별·광역시의 광역의회와 기초의회를 통합하는 내용의 지방자치법 개정안과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특별·광역시의 구의회와 광역의회를 통합하고, 광역의회 의원 정수를 2.5배 확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구의원 1014명이 줄어드는 대신 광역의원은 426명이 늘어난다. 개정안은 광역의회에 행정구별로 지역위원회를 설치해 구의회 기능을 대신하고 구청장은 현행대로 선출직으로 유지하도록 했다. 현재 전국 기초의원은 2898명으로, 이 중 특별·광역시 구의원은 1014명이다. 전국 광역의원은 789명으로, 특별·광역시 광역의원은 250여 명 수준이다.

앞서 지난 제18대 국회에서도 ‘지방행정체제개편특별위원회’ 차원에서 여야 합의로 구의회 폐지안을 통과시켰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대립하면서 입법화가 무산됐다. 이후 2012년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회’와 2014년 ‘지방자치발전위원회’에서도 각각 구청장 직선제와 구의회 폐지안이 제시됐다.

김 원내대표는 “광역시의 지방의회를 하나로 통합해 지방행정체제를 단순화하고 행정을 효율화하는 한편 광역의회 기능을 강화해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구현해야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 내년 지방선거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개특위도 이날 첫 회의를 열고 더불어민주당 원혜영 의원을 위원장에, 윤관석(민주당) 김재원(한국당) 유성엽(국민의당) 정양석(바른정당) 의원을 여야 간사에 선임했다. 정개특위는 선거제도 개편과 관련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이견이 없는 사안부터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원 위원장은 “헌법 개정과 함께 논의돼야 하는 선거제도 개혁, 내년 지방선거와 자치교육선거 개선, 공직선거법·정치자금법·정당법 등 정치 관계법 심사 처리 등이 주요 과제”라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선거제도 및 정치개혁 과제 가운데 중요성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합의 가능한 사안부터 처리해 국민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개특위는 특위 내에 선거제도 관련법 담당 소위원회와 정당·정치자금법 및 지방선거 관련법 담당 소위원회를 둔다. 의결은 다수결이 아닌 합의에 따라 처리키로 했으며 사안에 따라 법제사법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