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실규명에 최선” 의지 천명
- 유족 “응어리 풀린다” 울먹여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 가족 20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서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직접 사과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년 4개월 만에 정부가 유족들에게 사과를 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초청 간담회에서 피해 가족을 안아주고 있다. 연합뉴스

유족들을 만난 문 대통령은 인사말을 시작하기 전 “미수습자들의 수습이 끝나면 세월호 가족들을 청와대로 한번 모셔야겠다고 했는데 생각보다 시일이 오래 걸려 수색작업 중에 모시게 됐다”며 “정부는 유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명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려는 교훈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도대체 왜 그렇게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일어났던 것인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정부는 사고 이후 대응에 왜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했던 것인지, 그 많은 아이가 죽어가는 동안 청와대는 뭘 하고 있었던 것인지, 너무나 당연한 진상 규명을 왜 회피하고 외면했던 것인지, 인양에 그렇게 많은 시간이 걸린 이유는 무엇인지, 국민은 지금도 잘 알지 못한다”며 진상 규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유족 모임인 4·16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불법 부당하게 자행한 수사 방해와 은폐 조작 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진상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가고자 하는 데,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자신이 살던 고향 안산으로 돌아가지 못한 채 다른 지역에 흩어져 있다”며 “5·18의 아픔을 간직한 5월의 광주가 곧 민주화의 성지로 승화됐듯, 고향 안산으로 돌아온 우리 아이들과 함께 안산은 4·16 안전공원의 건립과 함께 안전·생명의 교육도시로 거듭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란색 옷을 입고 청와대를 찾은 유족들은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였지만 일부 참석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유민 아빠’ 김영오 씨는 청와대 방문 심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이전 정부 시절에는) 너무 억울했고 분통이 터졌다. 지금은 그 응어리가 모두 풀리는 것 같다. 이렇게 만나주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겐 큰 위로가 된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