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쟁력 갖춘 구청장 후보군
- 시 국장·경찰 총경급 퇴직자
- 민주당 전방위 접촉 러브콜

내년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이 ‘당선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워 퇴직한 고위 공직자 등의 영입에 팔을 걷어붙였다. 현재 민주당 내에는 다수의 구의원과 지역위원장 등 당내 인사들이 기초단체장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현직 구청장과 시의원 등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자유한국당 후보군과 맞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물망에 오른 고위직 출신 공무원과 먼저 접촉하거나 이들 퇴직 공무원이 먼저 민주당을 찾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부산시 국장급이나 부구청장(3급·부이사관)급 이상 출신이다.

8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최근 민주당 전재수(북강서갑) 의원은 북구청장 후보로 부산에서 부구청장을 지낸 A 씨와 접촉했다. A 씨는 “직접적인 출마 제안이 있었다기보다는 상견례 차원이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산시의 한 고위직 퇴직 인사는 “최근 민주당의 영입 제의를 받거나 자발적으로 합류하려는 후배들이 자문을 구하는 경우가 잦다. 부산의 정치 지형이 급변하면서 공직 출신들도 보수 정당으로 가야 한다는 인식 자체가 바뀌었다”고 말했다. 민주당 시당 관계자도 “지역별로 고위직 공무원 출신 인사들에 대한 영입 작업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민주당이 고위직 공무원 출신에 주목하는 것은 ‘경쟁력’에 대한 고민 때문이다. 기초단체장 선거인 만큼 행정 경험이 부족한 지금의 후보군보다는 인지도가 있는 행정 전문가 출신을 영입해 지방선거 때 후보로 낼 경우,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과 안정적인 구정에 대한 유권자의 신뢰가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5·9대선 당시 민주당 부산선대위에 합류한 정경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대표적이다. 이미 민주당에는 서문수 전 부산시상수도사업본부장(사하구), 변항종 전 영도경찰서장(영도구), 이갑형 전 울산남부경찰서장(남구) 등 고위 공직자 출신 후보 그룹이 형성돼 있다.

경쟁력이 후보 선출의 기준이 되면서 ‘지방선거의 지분’을 기대하던 당내 인사들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오는 16일 개강하는 민주당 시당의 자체 프로그램인 ‘지방자치 아카데미’는 모집 정원 30명을 이미 넘겼다. 이는 ▷선거의 이해 ▷여론조사 빅데이터 ▷지방자치 등 강좌를 통해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4주 과정의 유료(40만 원) 프로그램이다.

최인호 민주당 부산시당 위원장은 “행정 전문가인 퇴직 관료가 민주당을 노크하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그것이 곧 공천 등의 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모든 후보에 대해 경선을 실시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