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천으로 실내 칵테일 타임
- 세븐브로이 맥주도 같이 제공
- 원 이룬 견과류 ‘씨앗 같은 자리’
- 수박·치즈 ‘불가능한 조화 없어’

- 정용진 SNS “값진 시간” 소감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 간 이틀째 간담회는 ‘칵테일 타임’으로 시작됐다. 애초 청와대는 전날처럼 야외 ‘호프 미팅’을 준비했으나, 이날 오후 비가 내려 실내에서 20분간 ‘칵테일 타임’을 한 뒤 본관 인왕실로 자리를 옮겨 간담회와 만찬을 진행했다.

	28일 문재인 대통령과 주요 기업인의 만찬에 제공된 식사. 콩나물밥과 오이냉채, 황태포 묵은지 찜, 부추김치, 장조림, 황태조림 등이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주요 기업 대표들로부터 최근 경영 여건 등과 관련한 진솔한 이야기를 듣고, 새 정부의 최우선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허창수 GS 회장,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황창규 KT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등 7명이 참석했다. 박용만 두산 인프라코어 회장은 간담회를 주선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간담회에 참석했다.

‘칵테일 타임’에는 소상공 수제 맥주 업체인 ‘세븐브로이’의 맥주를 바탕으로 한 두 종류의 칵테일이 제공됐다. 역시 전날 간담회에 이어 이날도 ‘방랑식객’이라는 별명이 붙은 임지호 셰프가 안주를 준비했다. 다만, 안주는 전날과 다른 요리가 제공됐다. 특히 이날 안주로는 황태절임과 호두 땅콩 아몬드를 갈아 동그랗게 뭉친 원(圓), 치즈를 올려 말린 수박 껍질 등 3가지 메뉴가 나왔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황태절임에는 겨울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만들어지는 황태처럼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하나의 결과를 내자는 뜻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두 땅콩 아몬드로 만든 원에는 이날 자리가 새로운 미래를 상징하는 씨앗과 같은 자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고, 수박과 치즈 안주에는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수박과 치즈를 통해 조화가 불가능한 것은 없다는 뜻을 담아냈다”고 덧붙였다.

식사에도 갈등과 대립의 극복을 상징하는 황태가 주재료로 사용됐다. 이날 만찬 메뉴는 콩나물밥과 오이냉채, 황태포 묵은지 찜, 부추김치, 장조림, 황태조림 등으로 구성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황태는 항암 효과와 항산화 작용을 하고 묵은지도 같은 효과가 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맑아지기를 바라는 심정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전날 열린 첫 번째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금춘수 한화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손경식 CJ 회장, 함영진 오뚜기 회장이 참석했다. 호프 미팅과 실내 간담회 등 총 75분으로 예정됐던 행사는 문 대통령과 기업 대표 간 격의 없는 대화가 이어져 총 159분간 진행됐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문 대통령과의 ‘호프 미팅’ 이후 자신의 SNS에 “정부 정책이나 해법 그리고 기업의 입장과 현안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소통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좋은 자리 만들어주신 대통령께 감사드리고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신세계가 앞장설 것을 다짐했다”고 적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