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욱 부산시의원

한국 산업의 부흥기인 1950~1980년대 부산의 경제를 이끌었던 향토기업들을 발자취를 보존할 ‘근대산업역사박물관’을 건립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부산시의회 김영욱(자유한국당·부산진4) 의원은 25일 임시회 5분 발언을 통해 부산을 대표하는 기업이 밀집했던 동천~부전천 일대에 근대산업역사박물관을 건립의 필요성을 역설할 예정이다.

　김 의원은 24일 “당시 부산 산업계를 이끌던 기업의 역사를 담은 기업관이나 상징물을 설치한 박물관을 건립해 지역의 정체성을 찾고 나아가 관광자원화를 통한 문화공간 창출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제안 배경을 설명했다.

　원자재와 완제품의 수출입이 이뤄지는 북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동천~부전천 일대에는 많은 기업이 활동했다. 이들 기업 중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성장한 기업이 있는가 하면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회사도 있다.

　동천~부전천 일대에는 진양고무(왕자표) 대양고무(슈퍼카미트) 동양고무(르까프 생산) 보생고무 삼화고무(범표) 태화고무(말표) 등 국내 6대 신발기업이 자리 잡았다. 또 LG그룹의 모태인 럭키공업사와 대우자동차의 전신인 신진자동차, CJ제일제당으로 성장한 제일제당, 동명목재, 한일그룹을 탄생시킨 경남모직, 태광그룹의 기원인 태광산업, 대상그룹의 바탕인 미원식품, 동성그룹으로 확장된 동성화학, 대동벽지, 동산유지, 흥아타이어, 부산방직공업, 태화백화점 등 많은 지역 기업이 활발한 산업 활동을 펼쳤다. 하지만 현재 기업들이 모습을 감춘 자리에는 고층 아파트와 대형 건물이 들어서거나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김 의원은 “2015년 진양교차로에 신발조형물이 설치되고 근대 산업유산 및 역사 흔적 골목길 투어(동명목재~제일제당~경남모직~태화백화점~진양고무~대동벽지~럭키유지) 등을 통해 지역의 산업 유산을 관광자원화하고 있지만, 이 같은 단편적인 사업으로는 역사성을 부여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정주영 기념관과 한독의약박물관, 일본의 도요타산업기술기념관 등의 성공 사례를 볼 때 부산은 기업의 관광자원화 측면에서는 다소 미흡하다”며 근대산업역사박물관 건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