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제처가 지자체의 실질적인 입법권 확대를 위해 역대 정부 최초로 지방분권을 저해하는 법령에 대한 정비 작업에 돌입했다. 법제처는 이달 말까지 대상 과제를 발굴해 이르면 오는 10월께 국무회의에 이를 보고하고, 법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개헌 전이라도 법령 중 지방분권에 저해되는 조항을 살펴보고 지방분권에 도움이 되도록 법령을 정비할 것을 법제처에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법제처 관계자는 21일 “현행 법령상 지방사무에 대한 지자체 권한 배분 적정성을 재검토할 계획으로, 특히 입법권을 중점적으로 다룰 것이다. 법령 정비 과제 발굴 과정에서 내부 발굴은 물론 지자체를 통한 의견을 접수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 4대 협의체도 과제 발굴 작업에 참여한다.

지자체의 자치입법권 확대를 위한 정비 기준은 ▷지자체 특성을 반영하지 않고 법령에서 획일적으로 정하고 있는 법령 ▷법령상 지자체 입법 권한 배분의 형식·방법 등이 잘못돼 지자체의 부실 입법을 양산하거나 지방행정에 혼란을 초래하는 법령 ▷법령에 지자체 권한 근거 또는 자치입법 근거를 신설할 필요가 있는 법령 등이다.

법제처는 정비 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지방이양사무 2188건, 조례 위임법령 2475건 등을 비롯해 이달 중 법령 검토를 하는 동시에 지자체와 지방 4대 협의체의 의견을 접수한다. 다음 달 법제처 안팎의 검토를 거쳐 오는 9월 관계 부처 협의를 거칠 예정이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