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 요구 사실상 수용…합의 전망

- 靑회동 추경 타결 실마리 기대

여야는 19일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와 관련, 핵심 쟁점을 좁히지 못했다. 하지만 정부조직 개편안은 여당이 쟁점인 물 관리 일원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를 처리하자는 야당의 제안을 받아들여 20일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정부조직 개편안과 관련해 여야 간 의견이 충돌한 물 관리 일원화 부분을 제외하고 추경과 별도로 우선 처리하기로 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야 3당 원내수석부대표와의 회동에서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추경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조직법을 추경과 분리한 뒤 물 관리 부분을 제외해 합의가 가능한 부분만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대신 물 관리 일원화에 대해서는 오는 9월까지 국회에 별도 특위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사실상 야당의 요구를 수용한 셈이다. 여야는 20일 오전 다시 만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세부적으로 조율한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물 관리 일원화 부분을 양보했다기보다는 야당의 반대로 지금은 합의하기 어려우므로 시간을 더 두고 관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야당의 의견을 수용한 것은 평행선을 그리는 추경 처리를 위해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여야는 추경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공무원 1만2000명 증원을 위한 80억 원을 편성해야 하는 입장과 함께 이 방안이 수용되지 않는다면 본예산 예비비 500억 원을 활용해 충당하겠다는 대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야 3당은 80억 원 편성은 물론 공무원 증원을 위한 예비비 사용도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4당 대표 회동을 계기로 추경 타결의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회동에서 “추경을 좀 도와달라. (국회 논의가) 99% 진전된 게 아니냐. 남은 1%를 채워줬으면 좋겠다”고 야권의 협조를 요청했다. 특히 야권이 반대하는 공무원 증원 예산 80억 원 배정에 대해 “80억 원 전액을 다 해줬으면 좋겠다”면서도 “국회가 그래도 해주는 만큼이라도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일반 공무원 증원은 찬성하지 않는다. 이번 추경 계획은 민생과 안전 등 국민을 돌보는 데 꼭 필요한 공무원 증원 예산”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대통령이 요구를 다 받아줄 수는 없겠지만 국회 요청을 수용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며 “(회동 이후) 당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게 추경이 긍정적으로 타협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도 “80억 원 전액이 아니더라도 국회가 어느 정도 합의하면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